안토니오 콘테(54·이탈리아) 감독이 결국 토트넘 지휘봉을 놓는다.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됐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그는 지난 2021년 11월 부임 후 1년 4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토트넘 사령탑이 1년 6개월도 재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감독이 경질되는 흐름은 '또' 이어졌다.
토트넘 구단은 27일(한국시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콘테 감독과 결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남은 시즌 크리스티안 스텔리니(이탈리아)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 역할을, 라이언 메이슨(잉글랜드) 코치가 수석코치 역할을 각각 맡을 예정이다.
콘테 감독은 첼시(잉글랜드) 유벤투스, 인터밀란(이상 이탈리아) 등의 우승을 이끌며 ‘우승 청부사’로 이름을 알렸다. 토트넘 부임 당시에도 무관의 한을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첫 시즌엔 팀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위로 이끌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복귀시켰다. 손흥민은 콘테 감독 체제에서 EPL 득점왕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다만 2년차인 올 시즌엔 부침이 심했다. 경기력에 기복이 심했던 데다,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콘테 감독은 이렇다 할 변화를 주지 못했다. FA컵과 리그컵, 챔스에서 잇따라 탈락했고, EPL 우승도 사실상 불가능해 ‘무관’이 또 확정됐다.
특히 지난 19일 최하위 사우샘프턴전에서는 3-1로 앞서던 경기를 3-3로 비기면서 콘테 감독의 입지는 더욱 줄었다. 여기에 콘테 감독의 날 선 발언들이 결정타가 됐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기적인 선수가 보인다”, “토트넘의 오랜 무관이 과연 감독에게만 잘못이 있는가”라며 선수단과 구단 수뇌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A매치 휴식기 동안 다니엘 레비 회장 등은 콘테 감독의 거취를 두고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현지 언론들을 중심으로 콘테 감독의 경질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결국 이날 시즌 도중 결별이 확정됐다.
콘테 감독마저 경질되면서 토트넘은 1년 6개월도 채우지 못한 채 감독이 떠나는 이른바 ‘감독 무덤’이 됐다. 토트넘은 지난 2019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아르헨티나) 감독과 5년 6개월의 동행을 마친 이후 사령탑들과 오랜 동행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했던 또 다른 우승 청부사 조세 무리뉴(포르투갈) 감독은 1년 5개월 만에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이번처럼 남은 시즌은 메이슨 대행 체제로 마무리했다. 무리뉴 감독의 후임으로 정식 사령탑이 됐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포르투갈) 감독은 2021년 6월 부임해 불과 5개월 만에 경질됐다. 여기에 콘테 감독도 1년 4개월 만에 토트넘을 떠나면서 사령탑 잔혹사는 또다시 이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