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가로수가 화려한 아침,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 옆 면의 광고를 보고 웃었습니다. ‘벚꽃의 꽃말은?=중간고사.’
‘벌써 그런 때구나’라고 생각한 순간, 찬란한 봄의 여운이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사라지는듯 했습니다. 차가운 평가의 시간을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마음을 챙기시나요. 빡빡한 시간표를 따라가다 보면 버겁고, 지치고, 짜증이 납니다. 몸과 마음의 밸런스가 없이 한쪽으로 쏠리면 스트레스가 더 쌓입니다.
전문가들은 사소한 삶의 루틴을 균형추로 제안합니다. 지나치게 몰입한 분위기나 환경을 바꾸는데 도움을 줍니다. 청소, 빨래하기 등을 선택하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자기 효용감, 만족감이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정도니까요.
WBC를 계기로 국내에도 큰 팬덤이 생긴 일본 야구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택한 방법으로 쓰레기 줍기가 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장 안팎에서 휴지 줍는 모습이 종종 포착됩니다. 작지만 좋은 일을 이어가다 보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태도를 만들어 ‘운(Luck)’을 불러온다는 믿음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남들은 모르지만 저마다 간직하는 ‘작은 기적’ 같은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긍정 심리학에선 매일 아침 또는 저녁에 자신이 한 좋은 생각과 말, 좋은 행동을 메모해 보라고 합니다. 우리의 뇌가 긍정적인 마인드셋 (mindset)으로 바뀐다고 설명합니다. 사소한 좋은 일에 진심이 담기고, 오타니가 그랬듯 자신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야구 최고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 (두산) 선수의 사소한 선행도 그에게 커다란 행운을 안겨줬습니다. 장면은 2015년 10월22일 NC-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잠실 야구장. 당시 두산은 1승2패로 몰렸고, 양 선수가 7회 타석에 섰을 때입니다. 갑자기 나방이 홈 플레이트로 날아듭니다. 양 선수는 타임을 건 뒤 나방을 한 손으로 살포시 잡아 돌아서 몇 걸음 걸어가 놓아줍니다. 꽉 들어찬 야구장 함성소리가 순간 잦아 들었다가 웃음과 탄성이 쏟아집니다.
3년이 지난 2018년 3월, 창원에서 이 장면이 다시 소환됩니다. 김택진 NC 구단주가 구단 임직원과의 전략회의에서 “양의지 선수는 어떤 사람인가요?”라고 갑자기 질문합니다. 양 선수에 대한 관심이 확인됐고, 그의 캐릭터 분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긴장의 순간에 발휘된 호기심, 평상심, 순발력이 그의 강점이었습니다. 그해 11월 역대 자유계약(FA) 포수로 가장 많은 금액에 사인하며 그는 NC로 옮깁니다. 나방의 작은 날갯짓이 불러온 대박 계약도 ‘나비효과’라고 불러도 될까요.
정직함도 보상을 받습니다. 뉴욕 양키스의 감독 애런 분 (Aaron Boone) 이야기입니다. 그는 빅리그의 유명한 야구 가문 출신이지만 선수 때는 아버지나 형의 명성에 못미쳤습니다. 2004년 2월 양키스 선수이던 그는 방출당합니다. 그는 구단에 “비시즌 기간 농구를 하다 무릎을 다쳤다”고 고백했기 때문입니다. 선수의 부상 방지를 위해 비시즌 금지활동 리스트가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데 스키, 농구, 오토바이 타기 등입니다. 그러나 선수가 작심하면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비시즌 어이없는 부상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항상 논란거리입니다. 분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책임을 집니다. 570만 달러(60여억원)의 남은 연봉도 사라지고, 실업자가 됐지만 그의 진실함은 구단 수뇌부에 각인됩니다. 14년이 지난 2018년, 분은 양키스 감독에 뽑히는데 그 사건이 영향을 줬다고 뉴욕 타임스는 썼습니다.
불행을 자주 만나지만 행운도 어디선가 우리를 기다립니다. 김경문 전 야구 대표팀 감독님은 행운과 불행은 늘 함께 간다는 뜻으로 ‘74’를 등번호로 씁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갖고 싶으세요. 그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