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탓일까. KIA 타이거즈 뜨거운 늦여름을 이끌었던 ‘2년 차’ 내야수 김도영(19)의 경기력이 갑자기 크게 떨어졌다,.
KIA가 6연패 기로에 놓인 지난 19일 광주 LG 트윈스전. 3-4, 1점 리드를 내준 채 9회 말 공격을 맞이한 KIA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선우가 볼넷, 후속 타자 최원준이 우전 안타를 치며 1·3루 끝내기 승리 기회를 맞이했다. 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선 김도영은 초구 몸쪽(우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헛스윙했고, 2구째 같은 구종을 다시 공략했지만 2루수 앞으로 향하는 땅볼을 치고 말았다. LG 2루수 신민재가 직접 2루를 밟은 뒤 1루 송구로 더블플레이를 해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 김도영은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개막 2연전 2차전에서 발등 부상을 당해 긴 재활 치료 기간을 보낸 뒤 6월 23일 KT 위즈전에서 복귀했다. 이후 한승 향상된 타격 능력과 주루 플레이 그리고 안정감 있는 3루 수비로 팀의 순위 경쟁에 기여했다. KIA가 지난달 24일 KT 위즈전부터 이달 6일 두산전까지 9연승을 거둘 때도 박찬호와 함께 공격 선봉장 역할을 잘 해냈다. 특히 8연승을 거둔 3일 SSG 랜저스전에선 역전 적시타와 쐐기 홈런, 9연승을 거둔 6일 두산전에서도 4회 승부 기선을 잡는 투런홈런을 쳤다.
KIA는 김도영의 성장세를 믿고 7월 초 주전급 내야수 류지혁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했다. 김태군을 영입해 취약 포지션이었던 안방 전력을 보강했다. 김도영은 팀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하지만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최근 11경기에서 김도영은 타율 0.217(46타수 10안타)에 그치며 부진했다. 13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왼쪽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이탈한 타선 리드오프(1번 타자) 박찬호의 자리를 메웠는데,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그사이 박찬호가 맡던 유격수 자리로 대신했던 김도영이었다. 4연패째를 당한 17일 두산전에선 평범한 내야 땅볼에 포구 실책을 범했다.
순위 경쟁 클라이맥스에서 중책을 맡다 보니 심적 부담이 커진 것 같다. 결국 김종국 KIA 감독은 김도영을 원래 자리인 2번 타자·3루수로 돌려놓았다. 김도영은 18일 두산전에선 3안타를 치며 반등했고, 19일 LG전에서도 8회 2루타를 치며 연속 경기 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9회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에선 병살타에 그쳤다.
박찬호는 며칠 전부터 타격 훈련을 시작했고, 19일 교체 출장하며 복귀에 다가섰다. 하지만 그와 함께 KIA 기동력 야구를 이끌던 최원준은 23일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이탈한다.
KIA는 최근 6연패로 6위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5강 경쟁팀 SSG의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여서 승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올 시즌 KIA에 가장 중요한 시기. 김도영의 반등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