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가 최근 흔들리는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을 비판했다. 특히 김민재를 향해선 “기대만큼의 모습은 아니며, 불확실한 점이 있다”라고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은 지난 2일 최근 스카이스포츠 방송에 출연한 마테우스의 발언을 조명했다. 매체는 먼저 “제롬 보아텡의 뮌헨 복귀가 임박한 건 여름 이적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테우스 전 감독도 뮌헨 수비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마테우스는 선수들을 지목하며 뮌헨의 수비 선수층을 지적했다. 그는 먼저 “콘라드 라이머는 오른쪽 수비수가 아니다. 뮌헨에는 오른쪽 수비수가 없다”면서 “뱅자맹 파바르(인터 밀란) 요시프 스타니시치(레버쿠젠) 뤼카 에르난데스(파리 생제르맹)이 뛸 수 있었지만, 그들은 이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테우스는 중앙 수비수, 그중에서도 김민재에 대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라고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선수를 비난하려는 거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에서의 명성을 바탕으로 내가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다. 분데스리가에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라고 조언을 남겼다.
이 외에도 마타이스 데 리흐트, 알폰소 데이비스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데 리흐트의 경우 여전히 부상으로 제대로 된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마테우스는 데이비스에 대해선 “그는 공격에서는 대단했지만, 수비에서는 항상 문제가 있었다. 그는 훈련된 왼쪽 수비수가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 뮌헨은 공식전 9경기 6승 2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28득점을 올렸지만, 12실점을 허용했다. 경기당 1실점이 넘는 수치로 뮌헨에 어울리는 수치가 아닌 셈이다. 특히 여름 이적시장 직후 ‘막강한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라는 평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특히 최근 김민재를 향한 평가가 눈길을 끈다. 당초 김민재는 뮌헨의 중앙 수비 불안을 해결해 줄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기존 수비진인 다요 우파메카노-데 리흐트 조합은 지난겨울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무너지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리그에서도 고전하다 최종 라운드에서 천신만고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현지에선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중앙 수비진의 빌드업 플레이에 불만을 갖고 있다”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새 수비진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뮌헨의 새 주인공은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세리에 A 나폴리에서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하며 유럽 최고의 중앙 수비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양발을 두루 활용하고, 나폴리에서 증명한 전진 패스 능력으로 완성형 수비수란 평가가 이어졌다.
뮌헨은 김민재 영입을 위해 2개월 넘게 공을 들였고, 마침내 그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당시 투헬 감독은 분데스리가 사무국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민재를 사랑한다”면서 “그는 표현, 태도, 경기 모든 면에서 항상 침착하고 솔직하다”면서 “패스는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패스다. 첫 터치는 컨트롤, 두 번째 터치는 패스다. 너무 튀지도, 느리지도, 세지도 않다. 이는 빌드업 플레이어에게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좋다”고 크게 반긴 바 있다.
하지만 김민재는 지난 1일 라이프치히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6라운드에서 고전했다. 김민재는 평소대로 우파메카노와 합을 맞췄지만, 라이프치히의 로이스 오펜다의 속도를 이겨내지 못했다. 특히 첫 번째 실점 장면은 김민재가 오펜다와의 속도 경쟁에서 졌다. 침투에 성공한 오펜다의 슈팅은 김민재를 맞고 굴절돼 들어갔다. 두 번째 실점은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가 코너킥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으로 허무하게 골을 내줬지만, 이후에도 뮌헨의 수비진은 라이프치히의 침투에 계속 고전했다. 뮌헨은 후반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과, 르로이 사네의 동점 골을 묶어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뒤 투헬 감독은 키커 등 현지 매체를 통해 “실수가 너무 많았다. 실점 장면은 수비가 원인이었다”며 구체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 우파메카노도 그를 지키지 않고 뛰어나가 공간을 내줬다. (우리의 지침과)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뮌헨 수비를 향한 비판은 지난달에도 나온 바 있다. 독일의 전설 위르겐 콜러 역시 지난달 25일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뮌헨은 여전히 너무 많은 골을 실점하고 있다. 개인의 실수로 인해 너무 쉽게 골을 내주고 있다”라고 짚었다. 특히 “실수가 반복된다. 종종 수비의 거리가 너무 멀다. 페널티 지역에선 민첩성·빠른 발·판단력이 중요하다. (지금은) 공과 상대에 대한 포지셔닝과 예측력이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마테우스까지 동참해 뮌헨 수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더군다나 마테우스의 지적대로 얕은 수비 선수층이 발목을 잡고 있다. 우파메카노와 김민재 모두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시작으로 A매치는 물론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매 경기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 중인 뮌헨의 전술상, 커버해야 할 공간이 많아진 수비수들 입장에선 체력적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숙제를 받은 김민재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 뮌헨은 오는 4일 오전 FC 코펜하겐과의 2023~24 UCL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만회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