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윤석(KT 위즈)의 기분은 그의 컨디션 만큼이나 ‘업(up)’이 돼있다. 어렸을 때부터 꿔왔던 ‘꿈의 무대.’ 비록 풀타임 출전보단 교체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윤석은 지금의 이 한국시리즈(KS)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설레고 행복하다.
2021년 후반기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오윤석은 그해 팀의 우승을 경험했지만 정작 KS 무대엔 서지 못했다.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4차전까지 단 한 경기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우승의 기쁨은 남달랐지만 한편으론 아쉬움도 있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오윤석은 꿈에 그리던 KS 무대를 밟고 있다. 1·2차전에서 모두 대타로 출전해 KS 그라운드를 밟았다. 특히 2차전에선 짜릿한 손맛도 봤다. 4회 대타로 출전해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KS 첫 안타를 생산해냈다. 7회엔 홍창기의 날카로운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아웃카운트를 올리기도 했다. 호수비 후 오윤석은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10일 3차전을 앞두고 만난 오윤석은 2차전 당시를 회상하며 “짜릿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우영이라는 국가대표 투수를 상대로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휘두르려고 했는데 운 좋게 좋은 타구가 나왔다”라면서 “(홍창기 타구) 수비는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무대에서 이런 플레이를 해보고 싶었는데 꿈을 이뤘다. 정말 짜릿했고, 자신감이 생겼다. 기억에 남는 수비다”라며 웃었다.
첫 한국시리즈 무대, 긴장은 되지 않았을까. 그는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라고 웃으면서 “내가 앞으로 이렇게 큰 무대에서, 이렇게 많은 팬 앞에서 얼마나 더 야구를 하게 될까 생각하면서 후회가 남지 않게, 열심히 그리고 재밌게 즐기려고 하고 있다. ‘하던대로 하라’는 주변 선배들과 코치님들의 조언도 잘 듣고 있다”고 했다.
10일 3차전엔 드디어 선발로 나선다. 오윤석은 8번타자·2루수 중책을 맡고 시작부터 그라운드에 나선다. 하지만 추위가 변수다. 이날 예보에 따르면, 경기가 열리는 오후 6~7시 수원의 기온은 영상 2~3도까지 떨어진다. 체감온도는 6시 영상 1도, 7시 영하 1도로 떨어진다. 이후 영하 4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야수들에겐 곤혹스런 강추위다.
이에 오윤석은 “개인적으로 추운 건 진짜 싫어하는데 어쩔 수 없다”라면서 “매년 KS를 TV로 볼 때마다 ‘나도 추울 때 저렇게 껴입어서라도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지금 이 추위도 너무 감사하다. 오히려 난 덥다. 1차전에도 추웠는데 난 긴장을 해서 그런지 땀이 더 났다. 집중해서 열 올리면 추위도 문제 없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