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예상 달성 기록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개인 통산 홈런이다. 지난해까지 458홈런을 때려낸 '소년장사' 최정(37·SSG 랜더스)이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개)에 9개 차이로 다가섰다. 1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그의 꾸준함을 고려하면 기록을 깨는 건 시간문제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프링캠프 중인 최정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최다 홈런' 질문에 "걱정"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유일하게 매 시즌 개인 목표로 설정하는 게 두 자릿수 홈런이다. 그런데 홈런 10개를 쳐야 (개인 통산 홈런) 기록이 깨진다"며 "지금이야 신경 안 쓸 수 있는데 막상 다가오면 부담이 될 수 있다. 계속 의식하면 혹시 페이스가 떨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부연했다. 최정은 8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지난해 19번째 홈런을 터트린 뒤 한 달 넘게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2012년에도 아홉수에 걸려 고생한 경험이 있다.
이승엽 감독을 넘어서면 KBO리그 첫 500홈런 도전도 가시권이다. 홈런 42개를 추가해야 하는데 최정의 최근 4시즌 연평균 홈런은 30.75개. 올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달성 가능 시점이 구체화할 수 있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40홈런 이상 때려낸 경험이 있어 연내 달성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아직 500홈런까지는 생각 안 해봤는데 달성하면 좋을 거 같다.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꾸준한 성적을 거둔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정은 KBO리그 최고의 3루수다. 통산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만 8회.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배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개인 첫 3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 최정과 라이벌 구도를 만들었다. 최정은 "동기부여가 된다. 플레이 하나하나를 더 소홀히 하지 않고 크게 봤을 때는 시즌을 무의미하지 않게 보내려고 더 노력하게 된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된다"고 경쟁을 반겼다.
SSG에는 추신수(42) 노경은(40) 고효준(41) 같은 베테랑이 많다.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지만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최정은 "선배들을 보면 정말 리스펙(존경)한다. 그만큼 기량이 안 떨어지고 꾸준히 시즌을 치러왔다는 거"라면서 "가장 중요한 건 몸 관리를 잘해서 그 나이까지 현역(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걸 본받아서 퍼포먼스가 떨어지지 않게 잘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정은 현재 대만 2차 캠프를 목표로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 그는 "시즌 때 100%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게 투수의 공을 이겨낼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2005년 데뷔한 최정은 올해로 프로 20년 차다. 그동안 숱한 기록을 써 내려간 그는 "(연속 시즌 두 자릿수 홈런) 내 기록을 깨는 게 중요하다. 변함없이 그 목표를 가지고 할 거"라면서 "그렇게 하다 보면 더 좋은 영광스러운 기록(개인 통산 최다 홈런)도 따라올 거다. 팀의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올해 또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