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키움 히어로즈)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게 인상적인 '삼진'을 뽑아냈다.
후라도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스페셜 매치에 선발 등판,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다. 투구 수 81개. 최정예 타선을 가동한 다저스 상대로 진땀뺐는데 번뜩이는 장면도 있었다. 바로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오타니를 상대했을 때였다.
이날 후라도는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타니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91.8마일(147.7㎞/h) 싱커로 배트를 유인했다. 2회 초 두 번째 타석도 마찬가지였다. 후라도는 0-3으로 뒤진 1사 1·3루에서 오타니를 91.2마일(146.8㎞/h) 패스트볼로 잡아냈다.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강한 스윙이었지만 오타니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오타니가 4회 초 대타 교체돼 두 선수의 세 번째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오타니를 봉쇄한 건 이날 3-14로 대패한 키움의 위안거리였다.
MLB에서 세 시즌을 뛴 후라도는 오타니에게 유독 강했다. 통산 맞대결 성적이 11타수 2피안타로 피안타율 0.182로 채 2할이 되지 않았다. 오타니는 MLB에서 통산 홈런 171개를 때린 강타자지만 후라도는 단 하나의 피홈런도 없었다. 모처럼 고척에서 성사된 맞대결도 후라도의 판정승이었다. 후라도는 경기 뒤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오타니를) 두 번이나 삼진으로 잡아낸 건 인상적이었다. 오타니는 MLB에서 최고의 선수로 칭송받는 타자다. 매년 개선되고 있다는 게 놀랍다"고 극찬했다.
후라도는 이번 스페셜 매치의 의미를 되새겼다. 오는 20일 고척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 2연전을 치르는 다저스는 17일 키움, 18일 KBO리그 연합팀인 '팀 코리아'와 맞대결한다. 그는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오타니 쇼헤리 등은 MLB에서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제이슨 헤이워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MLB에서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 다저스"라며 "좋은 선수들이 포진돼 있는 라인업을 상대해 무척 영광이었다. 많은 스카우트들이 TV를 통해 경기를 봤을 거다. 나를 비롯해 키움의 선수들이 전 세계 팬들에게 역량을 보여줄 기회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