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3일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선 총 46회(투수 33회, 타자 12회, 포수 1회)의 피치 클록 위반이 적발됐다. 피치 클록은 투수의 경우 주자가 없으면 18초, 주자가 있으면 23초 이내 투구를 마쳐야 한다. 타자는 피치 클록 8초 전까지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투수가 규정을 위반하면 볼 1개,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자동 선언됐다. 주목적은 경기 시간 단축. KBO는 당초 올해 전반기 시범 운영 뒤 후반기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는데 현장 반발 탓에 내년 시즌 정식 도입으로 한발 물러섰다.
피치 클록 관련 페널티는 없지만 KBO는 위반 사례를 체크하고 있다. 롯데는 개막전에서 피치 클록 위반이 14회로 압도적 1위(2위 SSG 9회)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선발 등판한 투수 애런 윌커슨이 무려 여덟 번이나 피치 클록을 위반했다. 5회 말 최정 타석에서만 두 번이나 피치 클록을 오버했다. 만약 제도가 정식 도입됐다면 연이은 볼 판정으로 경기 흐름이 꼬일 수 있었다.
갬태형 감독은 24일 경기에 앞서 "일단 윌커슨한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신경 써서 던지는 데 지장이 있다면…본인도 빨리 적응해야 하고 적응 못하면 보내야 하는 거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영입한 윌커슨은 기대 이상의 성적(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23일 경기에선 5이닝 6피안타 4실점 패전을 떠안았다. 피치 클록의 영향일까.
김태형 감독은 "적응을 못 하는데 선수를 데리고 있을 이유가 뭐가 있냐"며 "올해는 일단 그게 없으니까 일단 신경 쓰지 말고 던져야 한다"고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