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신인 안재석(19)이 개막전 엔트리에 '깜짝' 승선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반반이다.
안재석은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개막전(4월 3일 잠실 KIA전) 1군 엔트리 등록을 고민하는 후보다. 김태형 감독은 29일 "(개막전 1군 엔트리를 결정하기 전) 마지막 한두 선수를 테스트하고 있다. (그 선수들이) 엔트리에 들어가느냐 마냐 정도만 남았다"고 말했다.
서울고를 졸업한 안재석은 2021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졸업반이던 지난해 고교리그에서 타율 0.356(87타수 31안타), 3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지만 공·수·주에 걸쳐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줬다. 두산은 1차 지명 뒤 안재석에 대해 "타구 처리 감각이 좋고, 핸들링이 유연하다. 빠르고 정확한 송구를 한다"며 "손목 힘이 강하고 콘택트 능력이 있다. 주루 센스까지 갖춰 차세대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돼 가치를 인정받았다.
안재석은 시범경기에서도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30일까지 시범경기 타율이 0.167(6타수 1안타)로 낮았다. 지난 22일 열린 잠실 한화전에서 마수걸이 첫 안타를 신고한 뒤 침묵을 거듭했다. 타격 성적을 고려하면 2군에서 개막전을 맞이할 게 유력하지만, 두산 코칭스태프는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의외일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공격에서) 본인이 뭔가 해내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급하게 할 필요가 없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독은) 타석에서 좋은 타구가 나오고 안 나오는 걸 보는 게 아니다. 타이밍을 본다"며 "안재석의 배팅 타이밍이 좋다. 변화구를 쫓아가는 것도 그렇다. 결과(타율)는 안 좋지만, 타이밍이 잘 맞는다"고 흡족해했다.
두산은 '내야수'가 필요하다.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최주환(SSG)의 보상선수로 영입한 내야수 강승호가 개막전에 뛸 수 없다. 강승호는 SSG 시절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고 2019년 4월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9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잔여 징계(26경기)가 남아 있다. 김태형 감독은 "강승호가 (개막전에) 바로 못 들어온다. 기존 선수랑 비교했을 때 안재석이 뒤지는 게 없다. 코치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며 "2군 경기를 뛰면서 실전 감각을 익힌 뒤 (1군) 올리는 게 나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1군 엔트리에 있더라도 경기를 뛰지 못하면 자칫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프로 경력을 갓 시작한 만큼 2군에서 차근차근 경기를 뛰면서 실전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을 수 있다.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안재석은 "열심히 해서 1군에서 뛰고 싶다. 1군에서 대수비, 대주자로 나가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인정받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개막전 엔트리 등록 여부를 떠나 감독이 쓰임새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에겐 큰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