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기는 지난달 2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내복사근 부분 파열 문제로 4월 2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거의 한 달 만이었다. 개막 2선발로 시즌을 맞이했던 그의 복귀는 NC에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합류 효과가 미미하다. 송명기는 복귀 첫 경기인 5월 22일 고척 키움전에서 4이닝 10피안타 7실점 했다. 한 경기에서 두 자릿수 피안타를 허용한 건 2019년 1군 데뷔 후 처음(종전 최다 8개)이었다. 이어 29일 사직 롯데전에선 5이닝 13피안타 9실점으로 더 부진했다. 복귀 후 2경기 피안타가 23개. 피안타율은 무려 5할이다. 이 기간 이닝당 투구 수가 21개. 아웃카운트 3개 잡는 게 힘겨웠다.
위기관리가 되지 않는다. 부상 전 0.278이던 득점권 피안타율이 부상 복귀 후 0.500(24타수 12피안타)까지 치솟았다. 주자 없을 때도 피안타율(0.471)이 4할을 넘는데, 주자가 있거나 득점권 상황에선 더 크게 흔들렸다. 어느새 시즌 평균자책점이 7.67로 치솟았다. 5월 31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18명 중 평균자책점 최하위는 4.96을 기록 중인 박세웅(롯데). 5점대 이상은 아무도 없다.
송명기의 성적은 팀 내 2~3선발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1년 전 보여준 위력은 온데간데없다. 송명기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9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제로(6이닝 무실점)로 맹활약, 팀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갑작스러운 부진의 이유는 뭘까. 직구 구속이 약간 떨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3월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 송명기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까지 찍혔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트레이드마크. 그런데 직전 롯데전에선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6㎞에 그쳤다. 미세해 보이는 변화이지만, 타자가 체감하는 차이는 크다. 기본이 되는 직구 구속에 빨간불이 켜지자 주 무기인 슬라이더를 비롯한 커브, 포크볼 같은 변화구도 덩달아 위력을 잃었다. 구속 변화가 내복사근 부상 영향인지 더 지켜봐야 하지만 구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송명기가 흔들리면서 NC 선발진에도 비상이 걸렸다. NC는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 문제로 재활 치료 중이다. 시즌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고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테랑 이재학은 부진(2경기 평균자책점 14.09)을 이유로 2군에 내려가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투수 이용찬의 보상 선수로 투수 박정수가 팀을 옮겼다. 박정수는 '대체 선발'로 3경기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3.94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가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 줄었다. 드류 루친스키, 웨스 파슨스에 이어 최소 3선발을 맡아줘야 하는 송명기의 어깨가 무겁다.
송명기가 계속 흔들린다면 이동욱 NC 감독의 선발 로테이션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의 반등이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