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의 파블로 로페즈(25)가 경기 개시 후 9연속 탈삼진으로 제이콥 디그롬(33)을 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로페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1시즌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전에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03으로 소폭 올라갔지만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소화, 3자책점 이하 기록)를 달성하고 팀의 7-4 승리와 함께 시즌 5승(5패)을 챙겼다.
이날 로페즈의 존재감은 퀄리티 스타트 이상이었다. 첫 3이닝에서 9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전날 타선의 핵인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애틀랜타는 로페즈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로페즈의 탈삼진 행렬은 큰 위기 없이 순탄했다. 1회 초 로페즈는 시작부터 에이르 아드리안자와 프레디 프리먼을 모두 3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3번 타자 오지 알비스가 파울 4개와 볼 1개를 얻어내긴 했지만 결국 7구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 초도 마찬가지였다. 로페즈는 선두타자 오스틴 라일리를 상대로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올란도 아르시아에는 초구를 볼로 던진 이후 3개 연속 스트라이크를 던져 다시 한번 헛스윙 탈삼진을 기록했다. 후속 타자 댄스비 스완슨까지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2회까지 투구수는 단 23구에 불과했다.
2회까지 전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로페즈는 3회에야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3회 초 선두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야를 상대로 던진 5구 93.5마일(약 150.5㎞)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을 기록했다. 다음 타자 케번 스미스를 역시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로페즈는 9번 타자 이안 앤더슨까지 4구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완벽했던 3이닝을 마쳤다.
앤더슨의 삼진과 함께 신기록이 완성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날 경기 후 “로페즈가 첫 아홉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현대 야구(1900년 이후) 신기록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종전 기록은 1986년 휴스턴의 짐 데샤이즈, 2014년 메츠의 디그롬, 2018년 콜로라도의 헤르만 마르케스가 세웠던 경기 개시 후 8연속 탈삼진이다. 현대 야구가 시작되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884년 뉴욕 고담스의 미키 웰치가 9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