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공격력은 예년 같지 않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KBO리그 2위 이상이었던 득점이 올해는 공동 5위(177점)에 머무르고 있다. 팀 장타율 0.322(리그 10위) 하락 탓이다. 박건우의 이적과 양석환의 부상, 김재환과 호세 페르난데스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내놓은 답은 스몰볼(작전 야구)이다. 김 감독은 22일 "홈런 타자가 적어져도 타순을 짜는 건 어려울 게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예전보다 작전 지시, 짜내기 득점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희생 번트로) 득점권 주자를 보낸다. 도루도 많이 지시한다. 실패해서 주자가 죽더라도 승부를 많이 건다. 우리는 연속 안타가 나오는 타선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선수들도 작전을 잘 수행하고 있다. 팀 공격력이 좋을 때 번트를 잘 대지 않다 보니 (번트를) 해야 할 때 못했다. 요즘은 선수들도 마음을 미리 먹는 것 같다. 번트 실패도 거의 없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두산의 작전 수행 횟수는 예년보다 급증했다. 23일 기준으로 팀 번트 성공이 20회로 삼성에 이어 리그 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 번트 시도 역시 27회(공동 4위)나 된다. 번트 성공률도 1위(74.1%)에 올라 있다.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144경기 동안 번트 시도 92.6회와 번트 성공 68.6회를 기록하게 된다. 두산의 타선이 정상급에 오른 2016년 이후 가장 높았던 기록이 성공 48회(2017년) 성공률 71.7%(2018년) 시도 74회(2021년)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주루 역시 달라졌다. 2000년대 KBO리그의 발야구 트렌드를 이끈 '두산 육상부'로 돌아왔다. 두산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장타 중심의 야구를 펼쳤다. 두산의 도루는 2018년 96개(리그 5위)를 기록한 걸 제외하면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올해는 팀 도루 42개로 리그 선두에 올랐다. 도루 시도 53회, 도루 시도%(도루 시도 횟수/도루 기회)도 8.8%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시도한 결과다. 정수빈(10개)과 조수행(9개)을 중심으로 강승호(6개)와 허경민(4개) 등 뛸 수 있는 선수는 모두 뛰고 있다. 144경기로 환산한다면 팀 도루가 144개에 이를 정도로 빠른 페이스다. 도루 성공률 역시 79.3%(리그 2위)로 준수하다. 도루의 손익분기점이라 평가받는 75%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