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터뷰 IS] 1993년 김상엽 소환한 원태인, "루틴이 생겼다, 10승이 목표"
삼성 원태인(21)이 깜짝 놀랄만한 '일주일'을 보냈다. 원태인은 지난주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쾌투했다. 13일 대구 한화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18일 사직 롯데전에선 7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하며 '주간 2승'을 달성했다. 주간 평균자책점이 0.69(13이닝 1실점)로 흠잡을 곳이 없었다. 두 경기 연속 삼진 10개를 잡아낸 건 KBO리그 통산 42번째(국내 투수 33번째). 삼성 투수로는 1993년 김상엽 이후 약 28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슬라이더 장착 효과가 크다. 평소 체인지업에 자신 있던 원태인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서드 피치' 슬라이더 장착에 역을 올렸다. 그리고 개막 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전에선 삼진 10개를 모두 변화구(체인지업, 슬라이더)로 빼앗았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원태인을 4월 둘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그는 "나도 생각하지 못한 성적이다. 이렇게 되니 정말 좋다"며 웃었다. -수상 소감은. "(조아제약 주간 MVP는) 처음 받는 상이다. 그래서 더 영광스럽다. 이제 시작이니까 끝까지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난주 활약 비결은. "지난해와 다르게 나만의 루틴이 정립됐다. 등판 후 다음 등판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캐치볼 같은 프로그램을 세세하게 짜서 소화하고 있다. 동료 외국인 투수인 데이비드 뷰캐넌에게도 어떻게 하면 좋은지 많이 물어봤다. 스프링캠프부터 루틴대로 운동하니까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덕분에 (시즌 첫) 주 2회 선발 등판도 힘든 것 없이 잘해냈다." -탈삼진이 확 늘었는데. "지난해보다 슬라이더가 좋아졌다. 직구 제구도 나아졌는데, 그 영향으로 체인지업이 더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슬라이더가 향상됐다는 게) 스스로 느껴지는데 (포수인) 강민호 형도 많이 얘기해준다." -롯데전 탈삼진의 결정구가 모두 변화구였다. "경기 전에 민호 형과 '직구를 결정구로 가자'고 얘길 했다. 그런데 경기 중 변화구가 생각보다 좋아서 민호 형이 '변화구로 볼카운트를 잡거나 결정구로 던져도 모두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중에 패턴을 (직구에서 변화구 위주로) 바꿨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었다." -슬라이더의 만족감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는 80% 정도다. 결정구까지는 아니어도 볼카운트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구종이 됐으면 했다. 롯데전에선 결정구와 볼카운트 잡는 것 둘 다 됐다.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바깥쪽,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흘러가는데 슬라이더는 체인지업 궤적의 반대다. 이전에는 타자들이 체인지업 하나만 생각했다면 이젠 두 가지 공을 염두에 두고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그게 효과적이다. 마운드 위에서 느끼는 만족감도 크다." -매년 후반기 페이스가 급격하게 꺾였는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게 첫 번째다. 루틴을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체력적으로 힘든 여름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줄이지 않고 끝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이젠 등판이 기다려지지 않나. "지난해에는 (선발 등판 이후) 더 쉬면서 체력을 모으고 싶었다. 올해는 빨리 던지고 싶더라. 지난주 일주일에 두 번 등판하니 재밌었다. 지난해 못한 (데뷔 첫) 10승을 해보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21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