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뛰지 못하는 한국축구③] U-20, 소속팀 출전 부족…'체력·감각' 과제
'안익수호'가 조직력에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체력과 실전감각은 과제로 남겼다. 숙제를 풀기에는 시간이 짧고 방안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안익수(51)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JS컵 U-19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브라질 U-19 대표팀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세계 최고수준의 브라질 대표팀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4분 브라질의 에반드로에게 허용한 선제골이 아쉽긴 했으나, 전반 38분 한찬희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수원JS컵은 승패가 중요한 경기가 아니다. 이번 대회는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2017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의 '중간 점검' 성격을 함께 띄고 있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내년 홈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얼마나 준비했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강팀을 상대로 90분 내내 몸 싸움을 벌이고 그라운드를 누비는데 힘겨워했다. 안익수 감독은 이날 하프타임을 기점으로 총 6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브라질 대표팀 역시 총 5명의 선수를 교체했지만, 이유는 사뭇 달랐다. 호제리우 미칼레 브라질 U-19 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오늘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뽑힌 7명의 선수를 투입했다"고 했다. 교체 역시 '테스트' 차원에서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의 안배 차원에서 이뤄졌다.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유독 다리 근육 부위에 이상을 호소하는 선수가 많았다. 풀 타임으로 경기를 뛰지 못한 6명의 선수들도 체력이나 몸에 무리를 느껴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안익수 감독은 "한찬희는 프로 입단 후 5개월 동안 15분, 신찬우는 연세대에서 30분 가량 뛰었다. 우찬양 같은 경우 소속팀 포항스틸러스가 R리그(2군리그)에 참가를 안하다보니 5개월 동안 단 1분도 나서지 못했다"고 원인을 짚었다.예견된 일이었다. 안익수 감독은 지난 3월 독일에서 전지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의 체력적 한계를 확인했다. 2015 U-20 대회에서 우승한 세르비아의 각종 피지컬 지표와 비교하면 한참 뒤 떨어져 있다는 것도 파악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 클럽, 대학, 고등학교 팀 등에 소속돼 있다. 하지만,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는 선수가 거의 없는 형편이다. 반면 경쟁 국가에서는 연령별 대회가 활성화 돼 있어서 우리 팀 선수들과 비교할 때 우위에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이른바 '동영상 촬영' 과제가 나온 배경이다. 안익수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각자 소화할 웨이트 트레이닝 과제를 주고 수행하는 과정을 촬영해 웹하드에 올리라고 지시했다. 또 다들 착실하게 소화는 했다. 그러나 거친 몸 싸움과 긴장감으로 가득 찬 실전 경기용 체력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지는 기초 체력은 완전히 다르다. 18일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한 우찬양과 한찬희는 "체력 면에서 힘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대표팀은 내년 월드컵까지 약 1년의 시간을 남겨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그러나 기존의 방법만으로는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힘들다. 안익수 감독의 어깨에 올려진 짐이 무겁다.서지영 기자
2016.05.2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