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90건
해외축구

[IS 피플] ‘EPL 입성 8년’ 손흥민, 260번째 경기서 亞 최초 ‘100골 클럽’

8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한 손흥민(31·토트넘)이 통산 100호골을 기록했다. 역대 34번째로 100골 고지를 밟았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손흥민은 지난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2022~23시즌 EPL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 팀의 2-1 승리에 한몫했다. 안방 5연승을 내달린 토트넘(승점 53)은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6)를 바투 추격했다.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손흥민 존’에서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브라이턴의 골문을 열었다. 윙백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바깥 왼쪽 지역에서 안쪽으로 공을 툭툭 치다가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망 반대편 구석을 출렁였다. 올 시즌 리그 7호골이자 EPL 통산 100호골이다.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며 EPL에 입성한 후 8년 만에 이룬 성과다. 첫 시즌(4골)을 제외하고 매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손흥민은 2021~22시즌에는 23골을 몰아치며 골든 부트까지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에는 부진에 안와골절 등 부상까지 겹치며 출발이 저조했다. 100골을 앞두고 삐걱거렸지만, 통산 260번째 경기에서 기어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감아차기 슛으로 대업을 이뤘다. 정확한 양발 킥이 최대 강점인 손흥민은 고르게 100골을 몰아쳤다. 주발인 오른발로 55골, 왼발로 41골, 머리로 4골을 넣었다. 약발로 40% 이상의 득점을 기록한 것이다. 또한 페널티킥, 프리킥으로는 각각 한 골씩밖에 넣지 않았다. 필드골이 98골이라 그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받는다. 손흥민은 EPL 역대 34번째로 100골 고지를 밟았다.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이며, EPL 100골을 달성한 34명 중 잉글랜드 외의 국적은 손흥민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곳곳에서 손흥민의 성취를 축하했다. EPL 사무국은 공식 SNS(소셜미디어)에 “축하합니다. 손흥민 선수!”라고 한글로 적었다. 이외에도 여러 게시물로 손흥민의 100골을 조명했다. 소속팀 토트넘 역시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최초 EPL 100골을 달성했다”며 축하 메시지를 띄웠다. 손흥민이 축구공 100개를 바라보는 합성 사진을 올리기도 했는데, 시즌 득점에 따라 공인구의 개수가 달랐다. 동료들의 축하 세례도 이어졌다. 무사 시소코(낭트)와 세르주 오리에(노팅엄 포레스트) 등이 손흥민의 SNS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경축했다. 손흥민과 EPL 역대 최다 골 합작 기록(45골)을 보유한 ‘파트너’ 해리 케인은 SNS에 영상을 올려 “손흥민에게 큰 축하를 보낸다. EPL 100골을 달성한 건 놀라운 일이다. 우리 역시 그를 자랑스러워한다”며 애정을 표했다.대기록을 쓴 손흥민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EPL에서 100골을 넣는 건 엄청난 일이고 내가 꿈꿔온 일이다.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놀라운 성과”라며 “모든 아시아 선수, 특히 한국 선수들이 할 수 있다고 믿길 바란다. 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특별했던 세리머니의 이유도 밝혔다. 손흥민은 100번째 골을 넣은 후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그는 “지난 몇 주간 힘든 순간을 겪어 만감이 교차했다”며 “특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골을 외할아버지에게 바치고 싶다”고 전했다.EPL 역대 득점에서 맷 르티시에(은퇴)와 공동 33위에 오른 손흥민의 바로 위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103골) 디디에 드로그바(은퇴·104골) 대런 벤트(은퇴·106골) 폴 스콜스(은퇴·107골) 등이 있다. 김희웅 기자 2023.04.10 08:02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 모험] 내기 골프에서 이기는 법

파4 홀이었다. 페어웨이 폭이 상당히 좁았다. 거리는 제법 길고. 뱁새 김용준 프로는 드라이버와 3우드를 함께 빼어 들고 티잉구역에 올라섰다. 흔히 티박스라고 부르는데 티잉구역이 옳은 말이다.그는 머뭇거리지 않고 잔디를 반 움큼 뜯어 가느다란 바람에 태워 보냈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감안해 클럽을 고르는 척 할 심산이었다. 정상급 선수가 하는 루틴을 흉내 낸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는 뭔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3우드를 들었다. 연습 스윙을 두 번 하고 막 셋업을 할 때였다. 옆에 있던 후배가 갑자기 물었다. “뱁새님, 어떤 때는 드라이버를 잡고 어떤 때는 3우드를 잡나요”라고.자격지심일까? 틀림 없이 “김 선배”라고 부른 것 같은데 그의 귀에는 “뱁새”라고 들렸다. 그는 셋업을 풀고 가소롭다는 듯이 미소를 띠며 답했다. “그런다고 내가 말려들 줄 알아?”라고. 그는 직전 홀에서 기가 막힌 퍼팅으로 버디를 해 그 홀 상금과 버디 보너스까지 받았다. 우쭐해질 수 밖에. 그 기세로 이번 홀로 오는 길에 카트 속에서 ‘내기 골프 이기는 비결’에 대해 떠벌렸다.내기 골프에서 이기는 비결 가운데 약발이 가장 잘 선다고 그가 꼽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질문하라’였다. 질문하라!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라면 상당한 실력을 가진 것이 틀림 없다. 무슨 소린지 갸웃한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이런 고난도 전략을 보기 플레이어인 후배가 프로 골퍼에게 써먹겠다고 시도한 것이다. 그것도 배우자 마자 말이다. 그런 얕은 꾀가 어디 통하겠는가? 산전수전 다 겪은 뱁새에게. 더구나 ‘내기 골프에서 이기는 비결’을 정리한 원저작자 아니던가? 뱁새는 머리를 두어 번 흔들고는 다시 셋업을 했다. 후배가 한 방해 따위는 가볍게 털어낸 듯 했다.그러나 ‘천기를 누설한 것’이 화근이었을까? 백스윙을 막 시작할 때였다. 문득 ‘어떤 때는 드라이버를 잡고 어떤 때는 우드를 잡는다고 말해줘야 멋질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얼빠진.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다하지 못한 채 골프 클럽을 휘둘렀다. 그 통에도 시원하게 맞은 공은 왼쪽으로 심하게 감겼다. 게다가 바람까지 힘을 보탰다. 공은 흰 말뚝을 듬성듬성 박아놓은 왼쪽 깊은 잡풀 속으로 사라졌다. 아웃 오브 바운드(OB)였다. 아뿔싸! 하수가 낸 꾀에 말린 것이다.두 번째 공을 티업한 뒤에는 3우드 대신 드라이버를 집어 들었다. 내친 걸음이었을 터이다. 두번째 스윙은 더 우악스러웠다. 이번에는 크게 밀리며 또 OB가 났다. 그제서야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그 홀은 더블 파로 겨우 끝냈다. 더블 파란 정한 타수 보다 두 배나 친 것을 말한다. 파4라면 여덟 타를 쳤다는 얘기이다. 후배는 뱁새가 무너지는 사이 가뭄에 콩 나듯 하던 파를 해서 홀 상금을 챙기고는 입이 귀에 걸렸다. 다음 홀로 가는 길에 후배가 또 물었다. “내기 골프에서 이기는 다른 비결은 없느냐”고. 악당 같으니라고! 한 홀에서 OB를 두 번이나 내고도 무엇이 신났는지 뱁새는 또 떠벌렸다. “내기 골프 이기는 또 다른 전술은 재촉하는 것”이라고.재촉하라!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재촉 당하면 템포가 급해진다. 당연히 타이밍도 나빠지고. 다만 재촉한답시고 노골적으로 빨리 치라고 밀어붙인다면? 아직 상수 축에 들기에는 먼 골퍼이다. “앞 팀과 거리가 벌어지면 욕을 먹으니 서둘러서 따라붙자”는 식으로 은근히 재촉해야 제 맛이다. 재촉하기는 몸이 채 풀리지 않은 초반에 써먹으면 효과가 더 크다. 내가 장담한다. 한 번 서두르게 만들면 좀처럼 경기감각을 되찾지 못한다는 것을.재촉하기는 주로 상수가 하수에게 써먹는 수법이다. 하수가 어설프게 상수를 재촉하면? 십중팔구 제 발등 찍기가 된다. 잔뼈가 굵은 골퍼라면 웬만큼 서둘러서는 스코어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수는? 서두르게 하려다가 제풀에 실수가 더 잦기 마련이다. 얼씨구! 좋은 것 가르친다. 점잖은 골프 칼럼에 내기 골프 이기는 법이나 늘어놓다니. 독자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하지만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분한 눈물을 삼키는 독자가 저렇게 많은데. 내기 골프에서 이기는 법 제2회는 다음 회에 이어진다. 감질나게 하지 말고 한꺼번에 알려주면 어디 덧나느냐고? 지면 탓인 것을 어쩌겠는가!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메일 주소는 지메일(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03.22 07:25
프로축구

[프로축구 40년 베스트11 ③] 염기훈 “마지막 바람은 우승·80-80 달성”

일간스포츠가 프로축구 40주년을 맞아 전문가 패널의 설문을 토대로 올타임 베스트11을 선정했다. 일간스포츠는 직접 뽑은 40년 최고의 선수 11명 명단을 소개한 후, 한 명씩 자세하게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1983년 프로축구 수퍼리그 출범 이후 2023년 현재 피치 위를 누비는 현역 선수까지 다양한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을 만나본다. <편집자주>K리그를 대표하는 ‘왼발’ 하면 대다수의 팬은 염기훈(40·수원 삼성)을 떠올릴 것이다. 염기훈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왼발 키커다. 기록이 증명한다. 그는 에닝요와 K리그 역대 프리킥 최다 득점(17) 공동 1위다.애초 오른발잡이였던 염기훈은 유년 시절, 자전거 바퀴에 오른 발톱이 끼이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축구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왼발의 감각을 키워야 했다. 약발 활용의 어색함을 익숙함으로 바꾸는 것의 답은 ‘노력’이었다.염기훈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그때를 떠올리며 “처음부터 왼발잡이가 아니었기에 한발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개인 운동을 1년에 300일 정도는 계속했다. 항상 기본기 연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왼발을 차게 됐다”며 “왼발로 프리킥 연습을 가장 많이 했다. 공을 20개씩 세워놓고 프리킥, 슈팅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K리그 통산 442경기에 출전한 염기훈은 77골 110도움을 쓸어 담았다. 18년 프로 생활 동안 K리그1 미드필더 부문 베스트11 3회(2011·15·17), 도움왕 2회(2015·16)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내로라하는 전선들을 제치고 40년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힌 배경이다. 프로축구 출범 40주년 베스트11에 뽑힌 현역 선수는 염기훈과 데얀(킷치SC)뿐이다. 염기훈은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왜요?’라며 깜짝 놀랐다. 훌륭한 선배님들이랑 뽑혔기에 어떤 상보다 더 뜻깊고 영광스럽다. 18년간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 현대에서 프로 데뷔한 염기훈은 울산 현대를 거쳐 2010년 수원 이적 후 전성시대를 열었다. 총 여섯 시즌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했다. 빼어난 탈압박, 매끄러운 볼 배급 등 K리그 대표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했다. 정확도 높은 킥이 주 무기인 그는 ‘왼발의 지배자’, ‘왼발의 마법사’ 등 별명도 얻었다. 2015년을 ‘전성기’로 꼽은 염기훈은 “당시 열심히 해서 중동 오퍼도 받았다. 그때는 크로스만 올리면 우리 팀에 갔고, 패스 역시 (어떻게 해도) 우리 팀에 갔다.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모든 대회 통틀어 공격포인트만 32~33개였다”고 회고했다. 염기훈은 2015시즌 리그에서만 35경기 8골 17도움이라는 눈부신 자취를 남겼다. 그해 도움왕도 그의 차지였다. 정상의 자리를 오래도록 지킨 것도 염기훈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22세의 나이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염기훈은 어느덧 불혹이 됐다. 그는 기본에 충실했던 것을 롱런의 비결로 짚었다. 염기훈은 “운동, 일상생활 등 항상 기본을 많이 지키려고 했다. 늘 솔선수범하려고 했고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2023시즌을 앞두고 ‘라스트 댄스’를 외친 염기훈은 수원의 플레잉코치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애초 지난 시즌을 마친 후 은퇴를 결심했지만, 이병근 수원 감독의 만류 덕에 현역 생활을 한해 더 이어가기로 했다. 목표는 확실하다. 통산 77골(110도움)을 기록한 염기훈은 3골만 기록하면 K리그 최초 80-80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그는 “은퇴를 앞두니 개인 기록이 욕심나는 게 사실이다. 올해 (80-80 기록을) 세울지 모르겠지만, 축구화를 벗는 마지막까지 도전할 것”이라며 “동료들에게 우스갯소리로 ‘형 들어가면 페널티킥 만들어줘’라고 한다. 기록 경신은 스스로 할 수 없다. 후배들이 많이 도와주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했다. ‘우승’도 마지막 바람이다. 염기훈은 수원에서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3회(2010·16·19)를 맛봤다. 전북에서는 프로 데뷔 해인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섰다. 하지만 18년간 리그 트로피에 입을 맞추지 못했다. 전통 명가로 불리는 수원 역시 최근 정상과는 다소 멀어졌다. 염기훈은 “리그 우승을 하고 싶다. 올해 80-80까지 두 가지를 이룬다면, 지금까지 프로 생활한 18년 중 가장 기분 좋고 뜻깊은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웅 기자 2023.02.28 06:06
산업

하향세 뚜렷 한샘·LX하우시스, 무한책임에 투자 꺼내들었지만 약발은…

인테리어 업계 간판 한샘과 LX하우시스가 나란히 부진의 늪에 빠졌다. 양사 모두 가구와 건설자재 기업이라는 한계를 넘기 위해서 리모델링 분야에 집중해 왔으나, 잇따른 금리 인상과 국내 주택시장 침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각사는 '무한책임 리모델링' 시스템을 비롯해 각종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는 분위기다. 부진의 늪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샘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47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136억원, 당기순손실 8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경쟁사인 LX하우시스도 비슷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400억원와 60억원대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4% 감소했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샘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급락했다. 지난해 10월 52주 신고가(11만6500원)를 찍기도 했지만 지난 28일 3만94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시가총액 역시 1조원 이하로 밀렸다. LX하우시스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49% 이상 하락했다. 가구 및 인테리어 기업에 전통적인 성수기로 통하는 9·10월 이사철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한샘과 LX하우시스의 부진을 주택거래량의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다. 지난 7~8월 평균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전국 주택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8.6% 급감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8월 127.8에서 올해 8월 89.4로 감소했다. 금리도 가파르게 치솟자, 소비자들이 리모델링에 투입할 자금이 말랐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28일 기준 연 4.970∼7.499% 수준이다. 13년 만에 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 등 종류에 상관없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최고 금리가 모두 7%를 넘어서자 비교적 목돈이 드는 인테리어 분야도 얼어붙었다. 안간힘 써보지만… 가구 전문 기업인 한샘은 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힘을 주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020년 3년 만에 매출 2조원 시대를 다시 열면서, 한국을 넘어 중국 시장 진출도 엿봤다. LX하우시스 역시 창호(새시) 중심에서 리모델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양사는 현 시장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계획대로 투자를 계속 한다는 입장이다. 한샘은 지난 17일 무한책임 리모델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6단계 무한책임 솔루션을 구축해 상담부터 견적, 계약, 시공, AS 등 리모델링 전 과정에서 고객의 모든 불편 사항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샘은 리모델링 공사 완료 후 1년 내 무상 AS를 보증하고, 하자 보수를 책임진다고 밝혔다. 한샘은 지난 4월에도 2026년까지 매출 6조원 시대를 열겠다면서 5대 중점 사업을 발표했다. 한샘 관계자는 "외부 악재가 해소되는 시기에 실적 반등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시장 회복기에 압도적 경쟁력을 갖춘 리모델링 시장 주도적 사업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X하우시스도 지난 4월부터 주방·욕실 제품의 시공 완료 이후 고객 집을 방문해 무료로 제품·시공 상태를 점검해 주는 서비스인 '지인 공감 서비스'를 도입해 진행 중이다. 기존 AS 절차와는 별개로 제품 시공 완료 후 문제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품질 보증 차원에서 진행하는 무료 방문 점검 서비스다. 업계는 한샘과 LX하우시스와 같은 대기업의 이런 하자 보수 약속이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보고 있다. 김기룡 연구원 유안타증권은 "매매거래 및 이사수요 회복 등 매크로 환경 개선을 단기적으로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비용 확대를 감수하면서도 내년에 매출이 늘어나고 영업이익이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가 상승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31 07:00
IT

중간요금제 날개 단 갤플립·아이폰…5G 시장 다시 불붙었다

최근까지 성장세가 주춤했던 5G 시장에 다시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도 하반기 플래그십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파리만 날리던 휴대폰 판매점이 생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이동통신 3사 모두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나섰다. 이통 3사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는 지금의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가입자 3000만명 시대를 향하고 있는 5G가 조만간 LTE를 따라잡을 전망이라 이 시기를 놓치면 점유율 반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3년 전 5G 상용화 당시의 출혈 경쟁을 재현할지 관심이 쏠린다. 5G 점유율 반전 마지막 기회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2458만6498명이다. SK텔레콤이 점유율 48%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고객을 유치했다. KT가 30%, LG유플러스가 22%로 뒤를 이었다. 국내 통신 시장은 5G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LTE는 지난해 8월 5000만명이 깨진 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올 상반기 5G 가입자는 300만명 증가했지만 LTE 가입자는 73만명가량이 줄었다. 이 추세를 유지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5G 가입자 300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잠잠했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이다. 작년 10~12월 70만~90만명대를 나타냈던 월 5G 신규 가입자는 지난 3월부터 50만명대에 머물렀다. 연초 매대에 오른 삼성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 효과로 70만명대로 잠깐 올랐지만 약발이 오래 가지 않았다. 그런데 올 하반기 양대 제조사의 새로운 스마트폰은 벌써 흥행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오랜 기간 고집해온 디자인을 바꾸고 전작의 약점을 개선하는 등 차별화해 소비자의 마음을 홀렸다. 이에 이통 3사는 파격적인 수준의 지원금으로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통 3사는 지난 26일 공식 출시한 '갤럭시Z 플립4'(이하 갤Z플립4)의 공시지원금을 25만5000~65만원으로 설정했다. 갤S22 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린 울트라 256GB 모델의 초기 공시지원금은 8만4000~24만원에 불과했다. 2배 이상의 지원금을 투입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공시지원금이 높게 책정됐다. 이통사 영역인 요금 할인과 달리 단말기 지원금에는 제조사의 의지도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통사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판매 신기록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갤Z플립4 연간 목표 판매량은 100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와 개인 맞춤형 디자인 경험으로 사전예약부터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여성 고객을 휘어잡았다. 갤Z플립4는 폴더블폰의 단점인 힌지(접히는 부분)가 얇아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주름이 거의 보이지 않아 콘텐츠 시청이 한결 수월해졌으며, 업계 대세인 각진 디자인을 완성해 손에 잡는 느낌이 더 좋아졌다. 덕분에 7일 동안 진행한 예약판매에서 97만대가 계약되며 폴더블폰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라이벌 애플도 다음 달 8일 열리는 특별 행사의 초대장을 발송하며 맞불을 놨다. 이 자리에서 회사의 3번째 5G폰인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업황 악화에도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아이폰14의 생산량을 약 9000만대로 맞췄다고 전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2억2000만대의 생산을 예측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 침체를 극복할 자신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 소식이 퍼지면서 대만과 일본의 아이폰 조립·부품 업체의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아이폰14에 특히 눈이 가는 이유는 새로운 디자인이다. 안드로이드 제품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펀치홀(카메라 구멍)을 프로·프로맥스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충성고객을 믿고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던 애플이 5년 만에 '얼굴'을 바꾸는 전략으로 타사 고객의 유입을 끌어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스마트폰 신제품 중간요금제로 구매하세요" 5G 대세화의 또 다른 마중물은 중간요금제다. 완전 무제한 대신 국민 월평균 이용 데이터(20GB 중반)를 제공하고 가격을 낮춰 5G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새로운 요금제 출시 과정에서 이통 3사가 시간차 공격으로 견제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이 이달 5일 5G 중간요금제를 선보이며 포문을 열었다. 월 4만9000원(베이직)과 5만9000원(베이직플러스)에 각각 8GB, 24GB의 데이터를 준다. 저가 요금제(11GB)와 프리미엄 요금제(250GB 이상) 간 데이터 간극을 메웠다. SK텔레콤은 시장 지배적 위치의 유보신고사업자라 선제적으로 신규 요금제를 설계해 정부에 제출해야 했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시장 반응을 살피고 나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다. 이어 KT가 23일 중간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보다 조금 비싸지만 데이터는 더 많이 준다. 월 6만1000원의 '5G 슬림플러스'는 30GB의 기본 데이터를 보장한다. SK텔레콤이 내놓은 중간요금제를 두고 정치권에서 적어도 30GB는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다. LG유플러스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KT와 마찬가지로 월 6만1000원(5G 심플플러스)인데,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31GB로 1GB 더 얹었다. 종합하면 조금이라도 고정 지출을 줄이기 원하는 경우 SK텔레콤의 요금제를 선택하는 쪽이 합리적이다. 월 2000원을 더 내는 게 아깝지 않고 7GB의 데이터를 더 쓰고 싶다면 LG유플러스가 유리하다. 이처럼 스마트폰 신작과 중간요금제 출시 시너지에 5G 시장이 다시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통 3사의 표정이 마냥 밝지는 않다. 이제 막 5G 수익성을 개선하기 시작했는데 고객들이 보다 저렴한 요금제로 갈아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는 3만65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5G 상용화 직전인 2019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고가의 5G 완전 무제한 요금제에 고객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요금 인하 압박 등이 주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지만 지속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8.30 07:00
프로축구

대표팀 ‘약(弱)발’의 문제 해결될까

약발. 축구에서 주발과 반대되는 약한 쪽 발을 일컫는 용어다. 현대축구에서는 양쪽 발을 모두 잘 사용하는 선수들의 가치가 커지며 ‘양발’의 가치가 증가하고 있지만, 주발을 선호하는 선수도 여전히 존재한다. 벤투호는 수비진의 ‘약발’로 인한 불안감을 해결하기 위해 이집트전에서는 중원 전술의 변화를 줬다. A매치 첫 선발 출전의 고승범(28. 김천 상무)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빌드업에 참여했다. 많이 뛰는 장점이 있는 선수인 만큼 공격 시 후방을 내려와 볼을 받고, 수비 시에는 상대에 붙어 공격을 적극적으로 저지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고승범의 높은 활동량이 패스 간격을 좁힌다. 좁은 패스 간격 덕에 정확도가 올라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록 후반 53분 햄스트링이 올라와 김진규(25. 전북 현대) 와 교체되었지만, 정우영(31. 알 사드), 황인범(26. FC 서울)이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의 중원을 잘 메웠다는 평을 받았다. 주장 손흥민(30. 토트넘)의 ‘양발’ 활약은 역시나 빛났다. 황의조(30. 지롱댕 보르도) 와 최전방 공격수로 출장했지만, 경기 내내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와 롱 패스를 통한 후방 빌드업에 가담했다. 특히 전반 15분 김진수(30. 전북 현대)에게 연결한 패스는 주발이 아닌 ‘왼발’이었다. 손흥민의 헌신으로 경기는 4-1로 한국 대표팀이 큰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면의 아쉬움도 있다. 손흥민은 6월 A매치 4경기에서 필드골을 기록하지 못했고, 대표팀 3경기 연속골에 7번째 도전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중원에서 손흥민의 움직임에 맞게 창의적인 패스를 시도할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편, 왼쪽 풀백 김진수의 ‘주발’ 크로스가 돋보인 경기였다. 김진수는 4골 중 2골에 기여했다. 전반 15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왼발 크로스로 황의조의 머리를 정확히 맞췄다. 후반 90분에는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권창훈의 쐐기 골에 기여했다. 이 역시 높고 빠른 왼발 크로스가 주요했다. 측면에서의 움직임 이외에도 하프 스페이스에서 수비를 달고 있는 공격적 움직임 역시 유효했다. 그러나 수비의 불안은 여전했다. 전반 38분 무스타파 모하메드(25. 갈라타사라이)는 김진수의 발을 맞고 흘러나온 볼을 골로 연결했다. 모하메드 살라(30. 리버풀)가 빠진 이집트의 공격진은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수비의 실수가 실점을 야기했다. 김민재(26. 페네르바체)가 빠진 공격진의 ‘약발’ 문제는 대표팀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김민재는 4백의 왼쪽 중앙 수비로 출장하는 경기에서도 양발 모두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김민재 선수의 공백을 이야기하기보다, 우리 대표팀의 오답 노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민재가 없는 대표팀 수비진에 어떤 오답 노트가 쓰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건 기자 2022.06.15 12:19
IT

삼성 비스포크, 잘 팔리는데 돈은 안 되네…돌파구는

삼성전자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한 가전 사업을 보고도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판매 실적은 업계 선두를 달리는데 수익성은 장기간 바닥에 머물고 있어서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비용 부담까지 겹쳤다. 사업 중요도는 반도체와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점차 밀리는 모습이다. 그나마 함께 엮인 TV의 선전 덕에 부진을 희석하고 있다. 회사는 일단 프리미엄 가전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인데, 증권가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삼성 가전, 영업이익률 바닥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VD(TV)·가전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4700억 원, 8000억 원이다. 매출은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이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률은 5.17%에 그쳤다. 1만 원어치를 팔아 500원을 남긴 셈이다. 반도체(31.44%), 디스플레이(13.68%), 모바일·네트워크(11.80%)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가전 영업이익률은 6.54%로 하락세에 진입했다. 2019년 당시 가전 사업을 이끌었던 김현석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비스포크'를 입힌 냉장고를 처음 선보인 뒤 라인업을 확대했다. 파스텔톤의 화사한 색상으로 젊은 소비자를 공략했다. 가격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 국내외 OEM(위탁생산) 방식도 적절히 섞었다. 대표적인 제품이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로, 중국 메이디가 제조해 삼성 로고를 붙인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생산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없으며 국가에 따라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 덕분에 2020년 영업이익률이 7.39%까지 올랐지만, 약발이 오래 가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은 가격 탄력성이 높은 제품이 아니다. 원가가 올랐다고 해서 소비자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공급망 관리(SCM) 강화와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판매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LG전자도 올해 1분기 가전 사업 영업이익률이 5.6%에 머물렀지만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8.2%를 찍었다. 일부 소형가전을 제외하고 대부분 창원사업장에서 생산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지만,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워 고객에 어필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가전과 TV 실적을 묶었는데, LG전자는 순수 가전 매출을 공개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브랜드파워를 내세운 마케팅 활동에 더 집중한다. 혁신 기능이 들어가면 부품의 원가가 올라가는데, 프로모션으로 경쟁하려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믿을 건 프리미엄 가전뿐 증권가는 TV가 가전의 영업이익률 하락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세분화해서 분석했는데, 지난 1분기 TV와 가전의 영업이익률을 각각 7.0%, 2.8%로 추정했다. 가전 때문에 합산 영업이익률이 5.17%로 내려앉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올해와 내년 순수 가전 영업이익률은 3%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막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시작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치) 자회사 하만에도 추월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가전 성수기 효과가 있지만 비용 증가 부담이 있고 VD 실적은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가전 시장에는 먹구름이 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오미크론 봉쇄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혔다. 일상 전환이 가속하며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현상도 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는 올해 1~2월 국내 가전 시장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0.5% 불과했다고 전했다. 특히 TV·에어컨·세탁기 등 대형가전은 7% 역성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당분간 수익성을 보장하는 프리미엄 제품에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지난 2월 출시한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이 선봉에 섰다. 우리나라에 새로 도입한 와인냉장고와 스마트 후드의 품격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5.12 07:00
생활/문화

대선 후보들, 왜 게임에 공 들이나

제20대 대통령 선거(3월 9일)를 40여 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게임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기존 정치에 무관심했다고 여겨졌던 2030세대의 투표율이 점차 올라가면서 대선 후보들이 이들의 표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다섯 차례의 대선에서 2030세대의 투표율은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특히 지난 제19대 대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은 76.1%로 50대(78.6%), 60세 이상(79.1%)보다 낮았지만, 30대(74.2%), 40대(74.9%)의 투표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도 2030세대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중앙일보 의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31일과 이달 15~16일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39.4%에서 33.4%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0.0%에서 35.9%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0.1%에서 15.6%로 상승했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급변한 지지율은 2030세대가 주도했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를 연령대별로 보면 이재명 후보는 18~29세에서 지난달 25.8%를 기록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12.6%로 반 토막이 났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13.3%에서 30.2%로 두 배 이상 급상승했고 안철수 후보는 18.2%에서 23.5%로 상승했다. 30대에서도 이 후보는 44.6%에서 28.3% 큰 폭으로 하락했고 윤 후보는 20.1%에서 29.4%로 상승했다. 특히 안 후보는 11.1%에서 25.4%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이처럼 '롤러코스터' 같은 2030 세대의 지지 흐름이 고스란히 각 후보의 지지율 등락에 반영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선에서 게임 공략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는 이전 대선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30세대의 표심이 큰 변수로 부각돼 이를 붙잡기 위한 행보를 보인다"며 "이런 변화를 통해 게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1.21 07:00
무비위크

‘매트릭스: 리저렉션’ 흥행참패…잘 나가는 ‘스파이더맨’과 대조

약발 다한 ‘매트릭스’.올 겨울 최대 기대작으로 거론됐던 SF액션 영화 ‘매트릭스’의 4편 ‘리저렉션’이 국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걸작 ‘매트릭스’의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리저렉션’은 ‘매트릭스’ 1∼3편을 선보인 워쇼스키 자매 중 라나 워쇼스키가 단독으로 연출한 영화다.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 등 원년멤버가 출연해 시리즈 팬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관객의 외면을 당하고 있다. 1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리저렉션’은 국내에서 전날까지 총 20만8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일일 관객은 196명에 불과해 박스오피스 11위에 머물렀다.‘리저렉션’의 홈그라운드인 북미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전날까지 총 3400만달러(406억1300만원)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개봉 첫 5일 동안에만 4000만 달러에서, 많게는 7000만 달러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총 수익은 1억2400만달러(약 1480억원)로, 현지 언론이 추측한 영화 제작비(1억7600만 달러) 회수마저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아직 영화가 상영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1편(4억6600만 달러), 2편(7억4100만 달러), 3편(4억2700만 달러)과 비교하면 ‘흥행 참패’ 수준이다.흥행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는 ‘매트릭스’ 시리즈가 극장의 주 이용객인 2030대에게 익숙한 콘텐츠가 아니라는 점이 꼽힌다. 1999년 첫 선을 보인 ‘매트릭스’는 가장 최근작인 ‘레볼루션’이 19년 전인 2003년에 개봉했다. 시기상으로 2030세대가 ‘매트릭스’ 시리즈의 팬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리즈라는 형식의 특성상 1∼3편을 모두 봐야 4편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 기존 관객이 아닌 새로운 관객의 ‘진입 장벽’도 높은 편이다.반면 비슷한 시기 개봉해 흥행 가도를 달리는 ‘스파이더맨’의 속편 ‘노 웨이 홈’은 젊은 세대가 어릴 적부터 꾸준히 봐 왔던 콘텐트이기 때문에 속편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매트릭스’의 2~3편인 ‘리로디드’와 ‘레볼루션’이 1편에 비해 혹평을 받아 4편에 대한 기대감이나 관심도 자체가 낮았다는 분석도 있다.미국 연예매체 스크린랜트는 ‘리저렉션’의 참패를 두고 “거의 20년 동안 ‘매트릭스’ 시리즈는 관객들에게 나쁜 평을 남긴 속편 논란으로 얼룩졌다. 다른 ‘매트릭스’ 영화에 대한 욕구가 없었다”고 분석했다.워쇼스키 감독과 배우들이 2030 세대를 끌기에는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워쇼스키 감독이 ‘매트릭스’ 이후 작품들이 흥행에 실패했고 주연배우인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 등 배우들이 나이가 많고 딱히 크게 호기심을 끌 만한 성공작이 없다는 점이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원인으로 꼽혔다.이현아 기자 2022.01.12 13:25
연예

청소년 축구 4강 신화 신연호 감독, '뭉찬2' 안정환과 지략대결

명장들의 지략 대결이 펼쳐진다. 26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될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2'에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안정환 감독과 1983년 청소년 축구 4강 신화의 주역 신연호 감독이 만나 치열한 머리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날 첫 대회를 일주일 앞둔 어쩌다벤져스의 상대 팀으로 선수 출신이 다수 포함된 막강한 전력의 팀이 등장한다. 각종 축구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던 화려한 전적도 있어 전설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그런 가운데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 포착된다. 바로 1983년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 대회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황색 펠레' 신연호가 상대 팀 감독으로 나타난 것. 현재까지도 지도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축구 선배의 출연에 축구 후배인 감코진(감독+코치진) 역시 황송한 반응을 보인다. 특히 안정환 감독 역시 2002 월드컵 4강 진출의 주역이었던 바, 대한민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써내려간 축구 레전드들의 만남이 예고돼 흥미진진해진다. 신연호 감독은 자랑스러운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덕담으로 훈훈한 기류를 형성한다. 그러나 대결이 시작되기 전 신연호 감독이 어쩌다벤져스와의 대결에 대해 "한쪽 눈 감고도 한다"라며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해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된다. 안정환 감독 역시 첫 대회 출전을 앞둔 만큼 승리의 기운을 반드시 가져가야만 하는 상황.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두 명장이 지도자의 명예를 걸고 치밀한 전술로 맞붙는다. 어떤 감독이 마지막에 승리의 미소를 짓게 될지 이날 경기 결과에 주목된다. 그런가 하면 안정환 감독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약발 공약으로 전설들의 사기를 끌어올린다. 과연 누가 약발 특별 보상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호기심이 증폭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2.24 20:1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