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에서 각 팀의 3선발은 '토종 에이스'를 의미한다. 원 투 펀치인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 중 기량이 가장 뛰어난 투수가 이 자리를 맡는다. NC는 왼손 구창모(23)가 유력하다.
구창모가 자체 평가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등판에서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두 번째 등판이던 28일에도 3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힘 있게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이 시속 145km(종전 144km/h)까지 찍혔다.
이동욱 감독은 경기 후 "지난 청백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부상 이후 기록이나 스피드 등 좋았던 때의 모습을 잘 찾아가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구창모는 지난해 말미 허리 부상을 당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물론이고 국제대회인 프리미어12 출전도 불발됐다.
우려의 시선을 날려버렸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선 기복이 있었다. 캠프 연습경기 평균자책점이 5.40(5이닝 7피안타 3실점). 많은 이닝을 소화한 건 아니지만, 표면적인 기록은 합격점을 주기 힘들었다. 5선발 경쟁 중인 최성영(5이닝 4피안타 무실점)보다 캠프 성적이 좋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선발 경험이 풍부한 이재학마저 부침(3이닝 3피안타 2실점)을 보여 코칭스태프의 골치가 아팠다. 그런데 자체 청백전에서 감을 잡기 시작했다.
23일 평가전이 끝난 뒤 구창모는 "스프링캠프보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많이 올라와서 경기 내용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캠프에서는 만족스러운 공을 많이 던지지 못했는데 변화구도 조금 예리해진 느낌이었다. 페이스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는데 예전 부상이 없을 때의 몸 상태로 순조롭게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28일 경기 후에는 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청백전 경기를 통해 감각이 올라오는 것 같다. 특히 직구가 지난 경기에서보다 더 힘이 있게 느껴졌다. 포수도 직구 사인을 더 냈다"며 "팀에서 선발 경쟁을 하는 선수들 모두가 잘 던지고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고, 다 같이 실력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구창모는 스프링캠프에서 몸 관리에 초점을 맞춰 훈련했다.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해 캠프 내내 무리하지 않았다. 조급함을 버렸다. 대신 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자체 청백전에서 감독이 기대하는 모습과 구위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2016년 1군에 데뷔한 구창모는 지난해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았다. 평균자책점도 3.20으로 준수했다. 왼손 투수로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진다. 지난해 김경문 감독이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뽑았을 정도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기대주다. 어느새 NC의 '토종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자체 청백전 연이은 쾌투로 능력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