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2-0으로 앞선 9회 초 2사 만루 위기를 딛고 승리, 5할 승률 +1승을 기록했다.
롯데는 24일 사직 홈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2-0 영봉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9승8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하위 롯데는 개막 5연승을 달려 2014년 4월 5일(당시 3승1패) 이후 2227일 만에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화끈한 타격을 발판 삼아 '뒤집기 쇼'를 자주 연출했다. 하지만 다음 경기인 12일 사직 두산전 패배로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다음날(13일) 9회 말 민병헌의 끝내기 홈런으로 NC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른 후엔 내리막 길을 걸었다.
초반 상승세는 한풀 꺾여 금세 벌어놓은 승패 마진 플러스를 다 까먹었다. KIA에 1-6으로 져 4연패를 당한 5월 21일, 승률이 정확히 5할(7승7패)까지 떨어졌다. 개막 5연승 이후 만난 두산과 한화를 상대로 각각 1승2패에 그쳤고, 지난 주중 3연전에선 KIA에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초반 롯데 더그아웃에 흘러넘치던 '파이팅' 분위기는 잠잠해졌다.
롯데가 키움과의 주말 3연전에서 2승1패의 우세 시리즈를 장식하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승리로 재차 5할 승률 플러스(9승8패)를 기록했고, 3연속 열세 시리즈에서 탈출했다.
롯데의 위기 탈출을 이끈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사이드암 선발투수 서준원(20)이다.
서준원은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1패) 째를 거뒀다. 2019년 롯데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의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6⅓이닝) 투구. 또한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100개) 타이를 기록했다. 시즌 첫 등판이던 지난 6일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한 뒤 이후 13일 두산전 5이닝 5실점, 19일 KIA전 4이닝 7실점의 부진을 털어버린 투구였다.
더불어 서준원은 팀 선발 투수 가운데 최근 7경기 만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롯데가 최근 승리보다 패배 횟수가 늘어난 데는 초반 불붙었던 타선이 다소 식은 영향도 있지만, 선발 마운드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롯데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이 부친의 병환으로 미국에 다녀온 뒤 2주간 자가 격리로 개막 후 계속 빠져 있었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는 기대에 못 미친 투구를 2번 연속했다. 박세웅과 노경은은 아직 부진하다.
그런 가운데 서준원이 데뷔 후 최고의 투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입단 첫 시즌인 지난해 불펜으로 시작해 선발투수로 보직 전환환 그는 약한 팀 사정 속에 4승(11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5.47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 벌써 2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7.20에서 4.98로 낮췄다.
야수진은 그의 호투를 뒷받침했다. 롯데 딕슨 마차도를 비롯한 내야진은 깔끔한 수비로, 땅볼 유도가 많은 사이드암 든든히 던질 수 있도록 도왔다. 서준원은 이날 자신이 잡은 아웃카운트 20개 중 절반이 넘는 11개를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9회 초 마무리 김원중이 볼넷 2개와 안타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왼손 대타 주효상을 내야 땅볼로 유도, 선행주자를 잡고 경기를 끝냈다.
화끈한 출발 후 다시 분위기 침체를 겪은 롯데로선 이번주 상위권과 하위권의 갈림길에 서 있다. 24일 승리로 만든 분위기 반전을 계속 이어가느냐가 중요하다. 그 가운데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샘슨이 2주 자가 격리를 마치고 돌아온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28일 삼성전에 샘슨의 데뷔전을 계획하고 있다. 샘슨은 라이브피칭에서 투구 수 37개를 소화했고, 최고 구속은 143㎞ 기록했다. 샘슨이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친다면 3연속 4일 휴식 후 등판을 가진 스트레일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