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NC와 한국시리즈 2차전을 9회 초까지 5-1로 앞섰다. 마지막 9회 말 수비만 잘 막으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그런데 두산 마무리 이영하가 9회 말에 등판해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후속타자 박석민을 땅볼로 잡았지만, 노진혁에게 안타, 권희동에겐 볼넷을 내주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이영하는 애런 알테어와 강진성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면서 3실점 했다.
이러다가는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그때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택은 김민규였다. 김민규는 박민우를 삼진, 이명기를 땅볼로 돌려세워 5-4,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김민규는 한국시리즈에서 첫 세이브를 올렸다.
김민규는 "꿈꿔왔던 한국시리즈였고, 막상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 긴장은 됐지만, 초구 던지는 순간 긴장이 풀렸고 그때부터 타자와 싸우려고 했다. 무조건 막자는 마음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김민규는 내성적인 성격이다. 그런데도 긴장 넘치는 상황을 잘 버텨냈다. 그는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 많이 했다. 마운드에서만큼은 내성적인 성격을 바꿔 조금 더 당당하게 서려고 했다. 속으로 ‘내가 최고다’라는 주문을 외웠다"고 했다.
김민규는 올해 제대로 1군에서 활약했다. 29경기에 나와 53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던 10월에 평균자책점 2점대로 잘 막아주면서 가을야구에도 모습을 보이게 됐다.
그리고 지난 13일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3분의 1이닝 만에 강판한 선발 유희관 다음으로 등판했다. 4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구원승을 따내고 4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시리즈까지 그 기운을 이어온 김민규는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