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에릭 칸토나,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티에리 앙리 등과 함께 EPL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선정됐다. 베르캄프는 1995년 인터 밀란에서 아스널로 이적한 후 2006년까지 11시즌을 뛰었다. 총 423경기에 출전해 120골을 넣었다. 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3회 등을 이끌었다. 무패 우승을 달성하는 등 아스널 황금기의 주역이었다.
베르캄프는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 인터뷰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나를 인정해준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나는 운이 좋았다. 아스널에 도착한 첫 날부터 존중을 받았다. 매 시즌, 모두가 나를 많이 도와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르캄프가 생각하는 최고의 골은 무엇일까. 많은 팬들은 2002년 뉴캐슬전에서 나온 '전설적인 볼터치'에 이은 골을 꼽는다. 문전에 있던 베르캄프는 자신에게 오는 땅볼 패스를 왼발로 터치해 수비수 뒤로 공을 뺀 후 반대 방향으로 한바퀴 돌아 오른발로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환상 그 자체였다. 감탄사가 나올 만한 볼터치에 이은 아름다운 움직임이었다. 중력을 거스르는 몸놀림이라는 찬사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골이 아니었다. 베르캄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많은 이들이 뉴캐슬과 경기에서 나온 골을 최고의 골이라 말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다르다. 나의 최고의 골은 1997년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EPL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첫 번째 네덜란드인이라는 영광이 따라온 3골이었다.
최고의 순간을 꼽는 질문에는 "한 순간을 꼽기 매우 어렵다. 이 질문은 과거에도 많이 받았다. 내 답은 똑같다. 내가 EPL에서 보낸 11시즌이 모두 최고의 순간이다. 업도 있었고 다운도 있었지만 모든 시간이 나에게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답했다.
현재 EPL에 대해서는 "내가 뛸 때보다 더 발전했다. 세계 최고의 리그다. 축구에 대한 잉글랜드의 정신과 열정이 이끌었다. 외국인 감독과 선수들의 영향력 역시 EPL의 성장과 함께 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