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의 이물질을 사용한 부정투구 단속 이후 처음으로 퇴장을 당했던 헥터 산티아고(34·시애틀)에게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30일(한국시간) “이물질 부정투구 단속에 걸린 산티아고가 사무국으로부터 10경기 출장정지 처분과 액수가 공개되지 않은 벌금 징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MLB가 이물질을 이용한 부정투구 단속에 나선 이후 첫 징계 사례다. 하지만 시애틀 구단은 즉각 재심을 요청했다. 산티아고가 받은 징계효력은 재심 결과가 나온 뒤 발효한다.
산티아고는 지난 28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하여 5회 말 투구를 마친 뒤 심판들로부터 이물질 검사를 받았다. 심판들은 글러브에 이물질이 묻어있다며 산티아고를 즉각 퇴장 조처했다. 글러브는 비닐봉지에 넣어 MLB 사무국에 제출했다. MLB 사무국은 추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산티아고가 이물질을 사용한 것이 확인되었다고 결론지었다.
산티아고는 글러브에 묻은 물질이 땀과 섞인 로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산티아고는 “30도에 이르는 날씨와 습도가 90%에 이를 정도로 습했다. 로진과 땀, 습기 등이 섞이면서 끈적해진 것일 뿐이다. 다른 외부 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고 항변했다. 스콧 서비스 시애틀 감독도 “MLB 사무국이 현재 이물질을 규제하려는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산티아고는 이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가 산티아고의 징계 소식을 알린 트위터 내용에 따르면, 투수의 로진 사용은 허용되지만 로진을 글러브에 묻혀서는 안 된다. MLB 사무국이 지난 16일 각 구단에 보낸 메모에는 ‘야구 규칙 6.02(d)에 따라 로진을 글러브나 유니폼에 묻히는 것’은 금지돼 있다는 것이다. 손으로 로진을 묻혀 쓰는 것과 글러브나 유니폼 등에 발라서 더 끈적하게 만드는 것은 다르다는 게 사무국의 해석이다. 로젠탈 기자는 산티아고가 자신의 글러브에 로진을 바른 것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산티아고는 현재 경기에 나올 수는 있지만,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징계가 확정되면 시애틀은 투수 1명 없이 10경기를 치러야 한다. 올 시즌 산티아고는 9경기 모두 불펜 투수로 나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