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집권으로 위기에 처했던 아프가니스탄 여자 선수들이 호주 정부의 도움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25일(한국시간) “아프가니스탄 여성 선수들이 호주 비자를 받고 카불을 떠났다”라면서 “77명의 탈출 인원 중에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팀도 포함됐다”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번 탈출 인원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유소년 팀, 여자 축구 관계자와 가족들로 구성됐다. 가디언지는 “선수 노조인 FIFpro와 인권변호사 단체, NGO들은 전 감독인 켈리 린저, 헤일리 카터와 대표팀 창설 멤버이자 전 주장인 칼리다 포팔과 함께 지난 10일 동안 24시간 내내 선수들을 대피시키고 비자를 확보하고 공항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라며 “그들은 더 많은 선수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탈출은 쉽지 않았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선수들은 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하기 위해 탈레반 검문소를 피해야 했다. 구타를 당했고 날아오는 총격을 피하면서 공항에 도달했다.
한편 은퇴한 호주의 스포츠 스타들이 이들의 탈출에 앞장섰다. 전 호주 축구국가대표 크레이그 포스터와 인권 변호사이자 전 올림픽 수영 대표선수 니키 드라이든, 인권 운동가 앨리슨 배티슨이 앞장선 끝에 호주 정부의 주도 아래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이 탈출할 수 있게 됐다.
FIFpro는 이날 탈출 소식에 성명을 통해 “호주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은 선수를 대피시켜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면서 “이들은 운동선수이자 사회 운동가로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세계 각국의 동료들을 대표해 이들을 도와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FIFpro는 이어 “칼리다 포팔, 켈리 린지, 니키 드라이든, 앨리슨 배티슨, 헤일리 카터, 크레이그 포스터 등 많은 이들이 아프가니스탄을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지치지 않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탈출에 핵심 역할을 맡았던 포팔은 “여자 축구 선수들은 위기의 순간에도 용감하고 강인했다”며 “그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격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