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에선 양 팀 신인 내야수의 자존심 경쟁도 뜨겁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4일 시작한 준PO 엔트리에는 두산과 LG 모두 신인 선수가 한 명씩 포함됐다. LG 이영빈(19)과 두산 안재석(19)이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 우투좌타 유형의 공통점을 지녔다. 서울고 출신 안재석이 2021 두산 1차 지명, 세광고 출신 이영빈이 2021 LG 2차 1라운드에 지명됐다. 지명 순위에서 나타나듯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안재석은 포스트시즌(PS) 데뷔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 김태형 두산 감독이 라인업을 고민하게 했다.
그는 지난 1일 열린 키움과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 4-7로 뒤진 9회 말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키움 조상우의 포크볼을 받아쳐 무사 1, 3루 찬스를 이어가는 안타를 쳤다. 김태형 감독은 다음날(2일) 2차전을 앞두고 안재석에 대해 "타격에 소질이 있다. 공격적이고 타이밍을 잘 가져간다. 그래서 선발 출전시킬까도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베테랑 김재호와 수비형 내야수 박계범이 포진한 가운데, 신인 유격수 안재석의 선발 출전을 고민했을 만큼 그의 가능성을 크게 본 것이다.
안재석은 정규시즌 96경기에서 출전해 타율 0.255를 기록했고, 유격수로 341이닝(실책 13개)을 수비했다.
단기전에서는 작은 실수로 인해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만큼 수비 자신감이 떨어진 안재석을 선발 명단에 넣진 않았다. 그래도 김 감독이 "대타로 투입할 것"이라고 예고했을 정도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영빈 역시 데뷔 첫 시즌에 PS 무대를 밟게 됐다. 그의 장점은 다양한 활용폭이다. 정규시즌 7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3을 기록한 그는 득점권 타율 0.297, 결승타 4개로 찬스에서 강했다. 무엇보다 대타 타율이 0.467로 굉장히 높았다. LG 류지현 감독이 올 초 "타격 재능만 보면 이영빈이 안재석보다 더 나아 보였다"고 했을 정도다. 발이 빠른 편이라 대주자 기용도 가능하다.
여기에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중학교 시절 뒤늦게 야구에 입문해 매년 포지션을 바꿨다. 올 시즌 LG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특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와 저스틴 보어가 빠지고, 후반기 문보경마저 부진하자 이영빈이 1루수로 자주 기용됐다. 류지현 감독은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이달 초 "우리가 순위표 아래에 처져 있다면 이영빈의 포지션 확정을 위해 2군에 두고 육성에 초점을 두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 우리 상황은 그렇지 않다. 1군에서 이영빈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쇄골 골절 진단으로 시즌 아웃되고, 보어가 준PO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아 준PO에선 이영빈의 활용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