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강백호는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7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19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23일 두산전에선 1-1이던 연장 11회 초,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치며 KT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6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상대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복귀 뒤 첫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복귀 첫 10경기에서 강백호가 남긴 타율(0.244)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다. 대신 타점(6개)과 득점권 타율(0.600)은 괜찮은 편이다. KT는 강백호가 복귀한 뒤 7승(3패)을 거뒀다.
강백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새끼발가락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았다. 프로 데뷔 뒤 가장 긴 공백기를 보냈고, 6월 4일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이후 나쁘지 않은 타격으로 7위에 처져 있던 KT의 중위권 진입에 기여했다. 그러나 햄스트링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두 번째로 이탈한 직후 "개막 전 다친 발가락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충분히 재활 치료를 받고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강백호는 더 좋은 컨디션으로 복귀했다. 두 번째 복귀전(17일 키움전)을 앞둔 강백호는 "두 번이나 팀에서 이탈해 너무 죄송했다. 그동안 치료와 회복에 더 매진할 수 있었다. 체중도 감량했다. 이제 수비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100%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강백호는 부상 재발을 의식하느라, 정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했다. 오른발에 큰 충격이 가해지는 걸 막기 위해 특유의 레그킥 대신 오른발을 지면에 한 차례 디딘 뒤 스윙했다. 스파이크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깔창을 깔기도 했다. 그러나 두 번째 복귀 뒤에는 이전처럼 오른발을 높이 드는 레그킥을 보여주고 있다. 26일 SSG전에서 때려낸 복귀 첫 홈런은 레그킥과 몸통 회전, 호쾌한 폴로 스루가 돋보인 타격이었다.
강백호의 복귀는 타이밍도 좋다. 8월 들어 KT 4번 타자 박병호의 홈런 생산이 줄었다. 5번 타자를 맡았던 주전 포수 장성우는 왼쪽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7월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강백호가 복귀한 것. 그는 박병호가 휴식을 부여받은 21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4번 타자로 나섰고, 최근엔 3번 타자로 복귀했다. KT가 개막 전부터 구상했던 강백호-박병호-외국인 타자(앤서니 알포드)로 이뤄지는 중심타선을 가동하는 것이다.
공백기가 길었던 탓에 강백호는 규정타석을 채울 수 없다. 그래서 목표가 명확하다. 강백호는 "내가 없을 때도 팀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재활 훈련을 했다. 이제 내가 팀이 더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인 성적은 전혀 욕심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