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가 굴러들어왔다. 뒤늦게 들어왔지만 선발의 몫을 충실하게 소화하고 있다. 게다가 '좋은 성적을 내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겠다'는 목표의식도 있다. KIA의 새 외국인 투수 토마스(30)는 "한국에서 뛰게 될 기회를 얻어서 정말 좋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고,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탠다면 내년에도 한국에서 공을 던질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토마스는 지난 22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시즌 세 번째로 선발 등판했다. 그는 6이닝 동안 7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 하며 선방했다. 긴 휴식 후 나온 타자들의 방망이가 제대로 돌지 않으며 승을 따지 못했지만, 선발의 덕목인 6이닝을 채웠다. 토마스는 지난 세 차례의 선발 등판을 모두 5이닝 이상 끌고 갔다. 선동열(51) KIA 감독은 "시즌 중반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 중 좋았던 선수가 별로 없었다. 토마스는 6이닝은 던져줄 선수인 듯싶다. 요즘에는 투수들이 6이닝만 채워줘도 정말 고맙다"고 설명했다.
예상 밖에 잘 던진다. KIA는 그동안 시즌 중반에 영입한 투수가 제몫을 다했던 경험이 거의 없었다. 부상으로 이탈한 홀튼을 대신해 들어온 토마스에게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로테이션만 거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던 것이 수장의 마음이었다. 특히 토마스는 변화구에 비해 직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평균 시속 140㎞ 초반대 빠른공 볼 끝은 위력적이지 않다는 것.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썩 나쁘지 않았다.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좋고 커브 각도가 크다. 토마스는 "스피드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변화구로 제구력 위주의 피칭을 하는 투수다. 직구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원하는 곳에 공을 꽂아 넣어 상대 타자를 돌려세우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의 특징을 알아가고 있다. 토마스는 주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며 54승50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31경기 2패, 평균자책점 6.84에 그쳤다. 일본무대에서도 뛰었다. 지난 시즌 니혼햄에서 3경기 출장해 2패, 평균자책점 8.71를 기록했다. 한-미-일에서 고루 공을 던지며 각국 야구의 특징을 빠르게 파악해 가고 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뛰었던 경험이 도움이 된다. 한국은 일본과 미국의 중간에 있는 것 같다. 일본처럼 정교한 야구를 하지만, 더 공격적이고 주루 플레이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길 소망한다. 토마스는 "한국에서 뛸 기회를 얻게 돼 참 좋다. 가족들도 마음에 들어하고, 동료인 브렛 필과도 한국야구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외식도 간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올해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내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내년에도 한국에서 뛸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KIA에서 계속 기회를 얻고 공을 던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