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견미리와 이에 대한 대중의 편견에 대해 가감 없이 물어봤는데 "그렇게 보는 게 당연하다"며 쿨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그냥 내가 잘하면 그런 말들보다 배우 이다인으로 얘기를 많이 해줄 거라 믿는다. 나만 잘하면 문제 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다인은 생각보다 털털했다.
KBS 2TV '화랑' '황금빛 내인생' '닥터 프리즈너'까지 소위 있는 집 자제를 연기했는데, 실제 성격은 담백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난 후엔 록 페스티벌이며 재즈 페스티벌 등 축제를 찾아다니고, 정해진 차기작이 있느냐는 얘기에 "오디션에서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다"며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닥터 프리즈너'에서 재벌 딸에, 머리 좋고, 예쁘기까지 한 이재인을 연기한 이다인은 "예쁜 역할은 솔직히 부담스럽다"며 "망가지는 엽기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유독 재벌 2세, 3세 역할 많이 하는데. "아닌 역할도 있었지만 '화랑'에서도 귀족 딸이었고 '황금빛 내인생'에서도 재벌 막내딸이고 '닥터 프리즈너'에서도 그랬다. 왜 그런진 모르겠다. 연기하기엔 아닌 역할이 더 편했다. 옷 때문이다. 그런 역할을 할 땐 화려해 보이는 옷을 많이 입는다. 그냥 박스티에 청바지, 운동화 신고 나오는 게 더 편하다."
-어려 보이는 외모가 고민일 것 같다. "스트레스는 없지만 오디션에서 '너무 어려 보인다'는 피드백을 정말 많이 들었다. 내 숙제이기도 하다. 나름 성숙해 보이려고 노력해도 어리게 보더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어려 보일 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또 성숙해지면 그때 맞는 역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배우의 딸이기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전혀 없다. 그건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이다. 우리 엄마고 언니, 소중한 가족이고 그게 함께 언급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받거나 싫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오히려 내 복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후광으로 지금의 자리에 있다는 편견에 상처도 받을 텐데. "그렇게 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고 억울하다고 믿어달라고 빌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잘하면 그런 말들보다 배우 이다인으로 얘기를 많이 해줄 거라 믿는다. 나만 잘하면 문제될 게 없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편견이 억울하다거나,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다."
-어머니나 언니는 작품을 보고 피드백을 해준 적 없나. "언니랑은 친하지만 서로 연기에 대한 얘기는 안 한다. 엄마는 항상 모니터해 주시고 항상 피드백해 주지만 이번엔 너무 바빠서 엄마랑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끝나고 나서 '수고했다'고 했다. 원래도 내가 먼저 가서 물어보지 않는 이상 터치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는 편이다. 엄마이기도 하지만 대선배님이기 때문에 지켜봐주는 게 더 좋다."
-지금 현재 고민이 있다면. "내가 과연 어떤 배우로 성장할지, 10년 후 나는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지 요즘 들어 많이 생각한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배역이 크든 작든 어떤 작품에 임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작품을 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조급하게 생각하기보다 길게 묵묵히 걸어가고 싶다. 아직 내 앞엔 많은 계단이 있고 긴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밟아나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이제 오디션을 봐야 한다. 오디션에서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다면. "코믹하게 망가지는 걸 해보고 싶다. 로코도 좋다. 망가지는 게 예쁜 척 하는 것보다 편한 것 같다. 극 중에서 예쁜 설정이면 부담된다. 사실 재인이도 얼굴도 예쁜데 재력가에다가 똑똑하기까지 해서 너무 부담스러웠다. 망가지는 캐릭터를 하고 싶고, 진짜 잘 망가질 수 있다."
-롤모델은. "여러 번 얘기했는데 공효진 선배님이다. 자유로워 보이는 게 너무 멋있고 어떤 캐릭터든 간에 자기만의 색깔로 잘 소화하는 게 대단하다. 코믹도 로코도 잘하시고, 걸크러시 캐릭터도 잘하는 게 대단하다. 공블리라는 수식어도 있는데 '미씽'이라는 영화에서 완전히 다른 연기도 잘해 깜짝 놀랐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