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견미리와 이에 대한 대중의 편견에 대해 가감 없이 물어봤는데 "그렇게 보는 게 당연하다"며 쿨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그냥 내가 잘하면 그런 말들보다 배우 이다인으로 얘기를 많이 해줄 거라 믿는다. 나만 잘하면 문제 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다인은 생각보다 털털했다.
KBS 2TV '화랑' '황금빛 내인생' '닥터 프리즈너'까지 소위 있는 집 자제를 연기했는데, 실제 성격은 담백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난 후엔 록 페스티벌이며 재즈 페스티벌 등 축제를 찾아다니고, 정해진 차기작이 있느냐는 얘기에 "오디션에서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다"며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닥터 프리즈너'에서 재벌 딸에, 머리 좋고, 예쁘기까지 한 이재인을 연기한 이다인은 "예쁜 역할은 솔직히 부담스럽다"며 "망가지는 엽기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드라마를 끝내고 어떻게 지내고 있나. "열심히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 있다. 잡지 촬영도 하고 인터뷰도 많이 돌고 등산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페스티벌도 갔다. 가만히 있는 걸 잘 못 해서 바쁘게 살았다."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점은. "감독님이 오디션부터 어려 보이는 걸 걱정했다. 그래서 최대한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을 성숙하게 했다. 오디션 후에 한 달 정도를 심사숙고하길래 안된 줄 알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극적으로 캐스팅이 돼서 이틀 만에 대본리딩에 참여했다. 그동안 어리고 밝은 철부지 막내딸 이미지가 각인돼있어서 차분하고 이지적이고 세련된 커리어 우먼을 보여주고자 연구했다. 머리도 짧게 하고 목소리도 낮게 했다." -작품을 위해 단발로 변신한 건가. "캐릭터를 위해 잘랐다. 예전부터 자르고 싶었는데 배역이 정해진 다음에 그 배역에 맞게 헤어스타일을 정해야 하니까 자를 기회가 없었다. 단발이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 못 자르다가 좋은 핑계가 생겼다. 기쁜 마음으로 얼른 잘랐다.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처음이니까 거의 10년 만에 단발을 했다."
-실제와 같은 성격의 캐릭터와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중에 고르자면. "다른 성격의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재밌고 흥미롭지만 더 어렵다. 내가 가진 게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고 이다인화시켜서 연기할 수 있다면 내가 안 해본 말투나 행동이나 어감이나 표정 그런 걸 연구하면서 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준비한 만큼 잘 해낸 것 같은가.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컸던 만큼 만족도는 떨어졌다. 더 잘 하고 싶었는데 원했던 완벽한 재인이의 모습에는 못미친 것 같다."
-어떤 면에서 그렇게 느꼈나. "좀 더 나이제의 조력자로서 많은 활약을 하길 바랐는데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하고 말수도 없고 그렇다보니 어떻게 표현해야할지가 숙제였다."
-남궁민과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장면이 많았는데. "연기 잘하는 선배님과 함께 나오는 신이 있으면 설렌다. 연기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것, 리액션이 더 메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선배님이 너무 잘 주니까 더 신이 났다. 선배님들과 연기할 때 정말 재밌고 설레고 그랬다."
-극 중 엄마였던 진희경과는 어땠는지. "엄마와 오랜 친구여서 막역한 사이였다. 예전부터 이모라고 부르는 친한 사이였는데 같이 작품을 하게 되니 신기하고 재밌었다. 워낙 예뻐해 주시고 잘 챙겨주시다 보니까 진짜 엄마처럼 기대고 의지했다. 속상한 게 있을 때 엄마한텐 잘 얘기하지 않는 것도 털어놨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다면. "촬영 중에 방금 정말 좋았다던가 그런 피드백을 해줬다. 또 이렇게 하면 표정이 살 거라는 조언도 받았다. 항상 밝고 먼저 말 걸어주고 정말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닥터 프리즈너'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꿈같았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에 재인이라는 너무 멋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게 감개무량하기도 하고, 100%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얻어가는 게 너무 많다."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나. "베테랑인 선배님들이 정말 엄청난 노력을 하고 대본을 열심히 연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됐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연기에 모든 걸 건 것처럼 하는 선배님들이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인터뷰 ②]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