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일본 미야자키에서 치른 4주 간의 마무리 훈련을 마쳤다. 김기태 신임 KIA 감독은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희망을 갖게 됐다"고 자평했다. 김 감독이 밝힌 선수들의 달라진 모습은 크게 세 가지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운동한 것이 큰 성과"라며 "집중력 있는 훈련 분위기가 조성됐다. 어린 선수와 주전이 아닌 선수들의 발전이 눈에 띄었다.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서 조기 훈련(early work)과 열외 훈련(extra work)을 없애고, 자아발전의 시간을 만들었다. 선수들이 부족한 점을 스스로 느끼고, 알아서 훈련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효과는 나타났다. 선수들은 코치들을 찾아가 부족한 부분에 대한 훈련을 알아서 실시했다.
김기태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팀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팀과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실력이 뛰어나도 팀을 위하지 않는 선수는 기회가 없다"고 했다. 선수들은 몸으로 실천했다. 실전에서 몸을 날리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고, 적극적인 팀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 감독은 더불어 "예의를 지키자"고 주문했다. 그라운드에서 진지하게 야구를 대하라는 뜻이었다. KIA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훈련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했다.
KIA의 마무리 훈련장은 하루 종일 시끌벅적했다고 한다. 시작에는 김 감독이 있었다. 그는 훈련에 앞서 가벼운 농담을 던지면서 선수들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고 관심을 보였다. 김 감독 특유의 끈적한 농담에 선수들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최희섭은 "야구를 하면서 이런 감독님은 처음 본다. 훈련할 때 웃지 않으면 야단맞는다. 우리 선수들이 다들 훈련에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선수에게 '형'이라고 호칭하며 웃음을 이끌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참 최희섭에게 '희섭이 형'이라고 호칭하며 편안 분위기를 유도했다. 허영택 KIA 단장은 "감독님이 선수들을 대하는 마인드가 참 좋았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캠프 도착 후 며칠 간은 어디서부터 손봐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그러나 선수들과 대화를 하면서 거리를 좁혔다. 재미있게 훈련을 하고,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며 "마무리 훈련의 좋은 분위기가 캠프에 참가하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전파돼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집중력 있는 훈련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