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규 면세점 실적 희비…HDC신라·신세계 '웃고', 한화·두산 '울어'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세계·HDC신라 등은 올해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선전하고 있는 반면, 한화와 두산 등은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신세계·HDC신라, 월 단위 흑자 전환 성공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22일 개점 9개월 만인 올해 1월 매출 750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달 들어 하루 최고 매출이 52억원까지 치솟고 이달 일 평균 매출이 38억원까지 가파르게 오르는 등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하반기 불가리·반클리프아펠·티파니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영입하고 가수 지드래곤과 배우 전지현 등 한류 스타를 앞세워 브랜드 마케팅을 적극 벌였다. 이달 들어서는 버버리와 토즈가 영업을 시작했으며 다음달에는 끌로에·셀린느 등이 문을 열 예정이다.신세계면세점은 올 상반기 계획한 일 평균 매출 40억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매출 역시 신규 사업자 중 최단 기간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세계면세점의 설명이다. 앞서 HDC신라면세점도 지난달 월 단위 손익분기점 돌파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매출 532억원, 영업이익 1억2500만원의 실적을 올리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975억원, 영업손실 209억원을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소폭이지만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1월 흑자의 여세를 이어가 1분기 흑자 달성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혔다. 한화·두산, 실적 부진에 임금 삭감까지 신세계·HDC신라와 달리 한화갤러리아와 두산면세점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골치를 썩고 있다.한화갤러리아의 면세점 사업(갤러리아63)의 경우 지난해 43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 일 매출 12억~16억원으로 신세계면세점의 일 매출에 4분이 1 수준에 머물고 있다.급기야 한화갤러리아는 업계 최초로 구조조정 칼을 빼들었다. 지난달부터 임원들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한데 이어 이달부터는 부장과 차장급 직원들이 자진해서 상여금을 100% 줄이기로 했다. 앞으로 과장급 직원들까지 참여하면 전체 임직원의 약 25%가 자진 반납 대상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오픈한 두산의 두타면세점도 실적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오픈 첫해 5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삼고 출사표를 던졌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만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연간으로는 3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세점 업계 최초로 새벽 2시까지 심야영업을 시도했지만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두타면세점을 총괄하던 이천우 유통부문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한류스타 '태양의 후예' 송중기를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도 시도했지만 매출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D3층 한류관에 위치한 ‘사임당관’을 오픈해 한류 문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일부에서는 실적이 부진한 일부 면세점들의 특허권 반환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실제로 막대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특허권을 반납한 사례는 여럿 있었다. 2003년 한진, 2010년 애경 등이 그랬다. 그보다 더 앞선 1989년에는 시내면세점 29곳 중 6년 만에 10곳이 폐업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한 업체 관계자는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된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경쟁력 있는 일부 면세점을 제외하곤 흑자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2017.02.23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