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전문 미녀 아나운서들이 웬만한 연예인의 인기를 넘어선게 벌써 오래전의 일. 그중에서도 공서영(32)와 최희(28)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프로야구 시즌을 중심으로 매일같이 주요 뉴스들을 전하며 '야구여신'이란 수식어를 가지게 된 대표적인 스타급 아나운서들이다.
그중 공서영은 걸그룹 클레오로 활동했던 경력 등이 알려지면서 출발선에 설 때부터 주목받았다. 166cm의 늘씬한 키와 쭉 뻗은 팔다리로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거침없는 화법과 똑부러지는 진행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희는 공서영과 상반된 매력을 가졌다. KBSN의 아나운서로 활동할때부터 단아한 이미지를 어필하며 공서영보다 먼저 '야구야신'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이다.
야구팬들이 꼽는 스포츠아나운서 인기순위 1·2위를 다투는 두 사람은 최근 초록뱀주나E&M과 전속계약을 맺으며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라는 직함을 버리고 토크쇼와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업인 야구뉴스 전달자 역할도 이어간다. XTM '베이스볼 워너B'의 진행자로 동시 투입됐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두 사람이 같은 소속사에 들어간것 뿐 아니라 한 프로그램에서 '동업'을 하게 된 셈이다.
29일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공서영과 최희도 한층 더 바빠졌다. 스튜디오에서, 또 경기장을 누비며 올 시즌 '야구여신'의 진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야구여신' 공서영·최희와 함께한 취중토크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주점에서 진행됐다. 도심속 캠핑을 컨셉트로 한 이 주점에서 바베큐를 주문하고 '소맥'(맥주와 소주를 섞은 것)을 마셨다. 테이블을 가득 채운 바베큐를 한 점 남김없이 먹어치웠고 떨어질새없이 서로의 잔에 술을 채웠다. 주점의 잘생긴 아르바이트생에게 장난을 걸며 서글서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형식이나 체면을 따지기보다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을 드러내 마주앉은 이들을 기분좋게 만들었다.
-공서영씨는 직업 뿐 아니라 자주 자리를 바꾸는듯한 느낌이 들어요.
"가수생활을 그만둔건 사실 제 뜻이 아니예요. 상황이 안 받쳐줬던거죠. 가수생활 이후 스포츠아나운서가 되고 KBSN에서 또 XTM으로 가는 등 움직임이 많아 눈길을 끌었던건 사실이예요. 그런데 사실 전 처음 스포츠아나운서가 됐을때도 소속이 된 케이스가 아니라 프리랜서였어요. 단, KBSN에서 다시 XTM으로 넘어갔을때는 '이 회사가 내 평생직장이 될수도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안해본 조직생활이 쉽지 않더군요. 저 역시 그런 생활을 잘 몰라 다른 분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던것 같아요. 겉으로 보이기엔 뭘하든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처럼 보일거예요. 사실 등 떠밀려 울며 겨자먹기로 한 일도 있어요. 대신 그렇게 보이지 않기위해 노력했죠. 결과가 좋으니 과감했다는 평가가 나오더군요. 모든걸 떠나 앞으로도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을때 지금 제가 가진 것들을 놓기 싫어서 도전을 망설이진 않을것 같아요."(공서영)
-최희씨는 원래 스포츠아나운서를 지망했나요.
"아니예요. 어렸을때부터 스포츠를 좋아했던건 사실이예요. 하지만, 그때는 스포츠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했어요. 그냥 방송사 아나운서를 준비했었던거예요. 그러다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를 공개채용한다는 말이 들리길래 비로소 눈을 돌리게 된거예요. 일단 이 직업을 가진후 후회를 한 적은 없어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죠. 물론, 처음엔 지상파 정규 아나운서직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스포츠아나운서의 처우가 안 좋았으니까요. 처음엔 저도 그냥 프리랜서 개념이었어요. 계약직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타 방송사 아나운서 공채에 응시했던 적도 있어요. 물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죠. 오히려 우리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아요."(최희)
-두 분 모두 야구선수들의 대시를 받아본 경험이 있죠.
"여자 스포츠아나운서중 선수들의 대시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걸요.(웃음) 따지고보면 남자들만 있는 곳에 덩그러니 몇 명의 여자들이 있는거잖아요. 하지만, 막상 대시를 받는다고해도 만남이 쉽게 이뤄지진 않아요. 업계 안에 순식간에 소문이 돌잖아요. 감당해야할 일도 많아요. 큰 결심을 하지 않는 이상엔 편하게 연애를 하는게 쉽지 않아요."(공서영)
-기억에 남는 실수담이 있나요.
"잊을수 없는 기억이 있죠. 한화이글스 한대화 감독님에게 '높이 나는 독수리'가 되시라고 해야되는데 '갈매기'라고 했다가 질타를 받았어요. 지금도 포털사이트에서 제 이름 옆에 '갈매기'가 떠 있어요. 원래 성격이 강하고 진행을 할 때도 차분하게 생각하고 한 마디씩 내뱉는 스타일이 아니예요. 그러다보니 실수가 많은데 그게 처음엔 단점으로 보이다가 나중엔 개성이 되더라고요."(공서영)
"전 실수담이 많아요. 생방송 진행하다가 뜬금없이 벨트가 풀렸던 적이 있어요. 민망해서 혼났죠. 2년차때는 감기에 심하게 걸린 상태에서 생방송을 하다가 흐르는 콧물을 들이마셔버렸어요. 소리가 날 정도로요. 당황해서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갔는데 '생방송 굴욕'이란 기사로 도배가 되더군요. 한번은 메이저리그의 웨이드보그스 선수와 인터뷰를 하던중 그 선수의 이야기에 웃음이 터져 방송이 엉망이 된적이 있어요. 어김없이 '자질논란'이란 타이틀의 기사가 뜨더군요. 그 당시엔 굉장히 힘들었어요."
-시즌이 시작되면 시구자로 나설 기회도 많을텐데 어떻게 준비중이신가요.
"요즘엔 의상이나 몸매를 부각시켜 이슈로 떠오르는 시구자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저는 야구 아나운서니까 뭔가 제대로 하는걸 보여줘야겠다 싶어요. 일단 포수 글러브에 정확히 던져넣는게 목표예요."(최희)
"제가 지난해에 희랑 같은 생각을 하고 한달을 연습했어요. 그런데 마운드에 서니 생각만큼 잘 안되더라고요. 한달 연습하면서 괜히 자신감이 붙다보니 슬슬 구속에 대한 욕심까지 생기더군요. 그러다 망쳤죠. 속상해서 그 순간에 소리까지 질렀어요. 이젠 쓸데없는 욕심 안 부리고 며칠 전부터 딱 필요한 만큼의 연습만 하고 마음 편하게 던질래요."(공서영)
"시구를 직접 해보니 선수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렇게 열심히 연습해서 공을 던졌는데 홈런이나 안타를 맞아봐요. 억장이 무너지겠죠."(최희)
"사실 제 공은 아무도 못쳐요. 상상 이상으로 느리기 때문에 타자들이 깜짝 놀랄 거예요."(공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