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앞둔 2016~2017시즌 남자 프로농구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종현(22·울산 모비스)과 최준용(22·서울 SK), 강상재(22·인천 전자랜드) 등 '신인 빅3의 활약' 여부다.
이들은 향후 한국 남자 농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통한다. 수준급 기량을 갖춘 신인들이 참가한 올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는 '황금 드래프트'라고 불렸다. 대학생 때부터 국가대표로 뛴 이들은 데뷔 첫 해부터 '사고'를 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1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203㎝ 센터 이종현은 빅3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경복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된 그는 일찌감치 '로또'라고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대학에 진학해선 2년 선배 이승현(24·고양 오리온)과 막강 '트윈타워'를 구축하며 고려대 전성시대를 열기도 했다. 장신 미국 선수들이 득세하는 프로농구에서 이종현은 서장훈(42·은퇴)-김주성(37·원주 동부)으로 이어지는 토종 센터의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받는다.
군대 걱정도 없다. 이종현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활약해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프로에서 군입대 공백 없이 꾸준히 활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덕분에 당초 6강권으로 분류됐던 모비스는 단숨에 '디펜딩 챔피언' 오리온과 호각을 다툴 우승후보로 치솟았다. 베테랑 가드 양동근(35),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함지훈(32), 외국인 선수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이종현이 화룡점정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체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최준용은 '만능형 포워드'다. 연세대 '에이스'로 통했던 그는 개인기와 스피드를 두루 갖춘 것은 물론이고 센터 못지 않은 장신(200㎝)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공권도 일품이라는 평가다.
특히 팀에 적응해 가드 김선형과의 호흡이 맞아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준용은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18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입단이 확정된 뒤 "올해가 왜 황금 드래프트인지 보여주겠다"고 말해 문경은(45) SK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전자랜드가 지명한 3순위 강상재도 '프로 형님'들에게 도전장을 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던 유도훈(47) 전자랜드 감독은 200㎝의 큰 키와 정규한 슈팅을 두구 갖춘 강상재에게 많은 기회를 줄 전망이다. 고려대 시절부터 내외곽 플레이가 두루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린 강상재는 화려하진 않지만 끈끈한 조직력이 돋보이는 전자랜드 색깔에 들어 맞는 신인 포워드라고 평가 받는다. 또 강상재는 빅맨이 부족한 전자랜드에 또 하나의 장신 옵션이 될 전망이다.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은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 이후 가장 뛰어난 신인들이 등장한 것 같다"며 "이들은 프로 데뷔와 동시에 중축으로 활약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보통의 신인보다는 롱런할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