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관계자들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얻은 것도 많지만 그만큼 잃은 것도 많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이유로 가요계 관계자들은 시즌2와 똑같은 시스템으로 '프로듀스 101 시즌3'가 론칭된다면 연습생을 출연시켜야 할지 고민된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기획사 입장에선 방송사에서 워너원이 가장 핫할 때 '다 빼먹는다'고 표현한다. 워너원의 활동 계약 기간은 1년6개월. 시즌1에서 탄생한 걸그룹 아이오아이보다도 6개월이 더 길다. '프로듀스 101'로 빛을 보긴 했지만 가장 뜨거운 이슈를 모을 때 멤버들을 1년 6개월 동안 소속사에서 전혀 개입하지 못하게 선을 그어 버리는 건 '대기업의 횡포'라고 지적한다.
소속사 입장에선 그동안 연습생에게 쏟아부은 피부 관리와 피트니스, 노래, 춤 연습 등의 투자비를 거둬들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 이를 CJ E&M과 나눠야 한다는 점에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워너원은 매출이 발생했을 때 CJ E&M이 25%, 워너원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YMC엔터테인먼트가 25%, 11명 멤버들의 소속사와 워너원 멤버들이 50%를 나눠 갖는 구조다. 예를 들어 워너원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때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50억원이다.
그러나 멤버가 총 11명이기 때문에 각 멤버와 소속사별로 돌아가는 매출은 4억2500만원 수준에 그친다. 이 가운데 일부 소속사는 5 대 5, 7 대 3의 비율로 아티스트와 소속사가 또 수익을 나눈다. 이 때문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려도 사실상 소속사에 돌아가는 몫은 2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CJ E&M이 워너원을 인큐베이팅했다는 이유로 챙기는 몫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음악제작사연합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의 음악 산업 수직 계열화가 심해질 뿐 아니라 방송 미디어 간의 경쟁으로 매니지먼트 산업의 문제점이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멤버들에게도 좋지 않다. 활동비에 세금까지 제하고 나면 외형상 100억원의 매출에도 일부 멤버의 수입은 채 1억원도 안 된다. 첫 정산이 이뤄지면 멤버들은 통장에 찍힌 돈이 인기와 활동한 것과 비례하지 않아 씁쓸함을 맛보게 될 듯하다. 멤버들은 인지도와 인기를 쌓은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프로듀스 101'로 얻은 어정쩡한 인기 때문에 시름이 깊은 소속사도 있다. 악덕 매니지먼트사에서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연습생에게 접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영세한 기획사는 다 키운 연습생을 빼 갈까봐 불안해한다. 연습생의 회사에 대한 불만도 커진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인지도를 쌓는 건 좋지만, 이로 인해 연습생을 통제하기 힘들 때가 있다. 연습생 입장에선 당장 데뷔하고 싶은데 소속사 입장에서 멤버를 꾸려서 그룹을 만들거나 좀 더 시간을 두고 기획을 해 제대로 데뷔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때 다른 악덕 매니저가 연습생에게 접촉하면 더 큰 트러블이 생기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