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함덕주' 첫 등판 합격점…이영하도 불펜 연착륙
일간스포츠

입력 2020.09.08 06:00

안희수 기자
함덕주가 지난 6일 SK전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두산 제공

함덕주가 지난 6일 SK전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두산 제공

 
두산이 단행한 마운드 보직 변경이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함덕주(25)는 선발 복귀전에서 호투했다. 구원 등판한 이영하(23)는 기대만큼 묵직한 구위를 선보였다.
 
함덕주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12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10-0으로 이겨 함덕주는 승리투수가 됐다.
 
위기가 없었다. 함덕주는 4회 초 1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오태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6회까지 다시 8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최대 시속 8㎞ 구속 차이를 활용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은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포심 패스트볼 제구도 좋았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과의 승부가 함덕주의 피칭을 압축해 보여줬다. 2회 초 첫 승부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 꽉 찬 시속 140㎞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허를 찔린 로맥은 자세가 무너진 채 배트만 돌렸다. 4회 초 2사 1루에서도 풀카운트 승부를 했다. 몸쪽 시속 125㎞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함덕주는 2018년부터 올해 8월 20일 잠실 롯데전까지 불펜 투수로만 나섰다. 올 시즌 10세이브를 기록한 두산의 마무리 투수였다. 그러나 최근 보직이 전환, 이전부터 바랐던 선발로 등판하게 됐다. 마침 선발 로테이션에 있었던 이영하가 불펜 전환을 원했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시즌 중 마운드 주요 보직을 맞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윈-나우'를 위한 승부수였다.
 
성공 열쇠는 함덕주가 쥐고 있었다. 그는 2017년 선발로 뛴 경험이 있다. 그러나 갑자기 투구 수와 이닝 소화 능력을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다.
 
일단 함덕주는 SK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함덕주의 투구 수를 최대 8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 일단 (선발 투수로 어떻게 적응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함덕주는 1092일 만에 선발 복귀전에서 공 62개를 던지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했다.
 
경기 뒤 만난 함덕주는 "투구 수 제한(80개)이 있었다. 목표한 이닝을 채우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구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선발로 나서고 싶어서 꾸준히 준비했다. 나는 선발 체질이다. 몸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슬라이더, 커브 구사율 향상을 통해 더 다양한 공 배합을 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2020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1사 1루 노수광의 투수땅볼을 직접 처리 병살로 연결, 경기를 마무리한 이영하가 박수를 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2020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1사 1루 노수광의 투수땅볼을 직접 처리 병살로 연결, 경기를 마무리한 이영하가 박수를 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이영하도 불펜 안착 가능성을 보여줬다. 불펜 전환 후 처음 등판했던 8월 29일 잠실 LG전에서 피안타 없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후 등판한 세 경기에서도 자책점은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아직 박빙 상황에서 등판하진 않았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영하가 선발 투수로 더 성장하길 바라지만,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는 그에게 뒷문을 맡길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힘으로 붙어야 할 상대가 있고, (유인구로) 도망가야 할 때도 있다. (보직 전환을 통해 이영하가) 스스로 느끼며 성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직 전환의 성패를 평가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SK 타선은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득점력이 저조하다. 함덕주의 선발 연착륙은 다른 팀을 만나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이영하도 3일 삼성전에서 결승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그러나 두 젊은 투수의 '시프트'는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견고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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