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기] 파격 베드신에 부적절한 터치… 요즘 TV 왜 이럴까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20 09:16 수정 2022.06.20 11:24

정진영 기자
사진=tvN, IHQ 제공

사진=tvN, IHQ 제공

요즘 TV 프로그램들이 자극적인 소재와 연출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쏟아진 OTT의 활성화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콘텐츠가 늘어서일까. 아니면 빼앗긴 시청자들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일까.

 
눈 뜨고 볼 수 없는 대표 선정적 프로그램은 tvN 수목드라마 ‘이브’다. ‘이브’는 부친의 억울한 죽음 이후 13년 여 동안 설계한 복수를 이행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학력 위조, 학교 폭력 등의 의혹을 샀던 배우 서예지의 복귀작으로 첫 방송 전부터 떠들썩했다.
 
‘복수’라는 센 소재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생각이었는지 매 회 독한 장면들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청소년시청불가(보호자 동반 제외) 19세 등급으로 설정됐던 1, 2부의 경우 자극적이고 강압적인 성애 장면이 삽입됐다. 또 15일 방송된 5회에서는 “주인 기다리는 개처럼”, “날 원하면 당신이 기어 들어와. 주인은 내가 되겠다” 등의 고수위 대사들이 낯뜨겁게 여러 차례 등장했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이브’는 15세 이상 시청 등급이지만, 몇몇 회차들이 19세 시청가로 구성돼 있다. 이는 앞서 ‘부부의 세계’ 등 여러 작품들도 시도했던 방식이다. 하지만 연령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아예 입장이 안 되는 영화관이나 연령 확인이 된 프로필로만 성인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는 OTT 서비스와 달리 TV는 채널을 틀기만 하면 청소년들도 19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정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고수위, 고자극 콘텐츠에 쉽게 노출될 수 있음을 제작진이 인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JTBC 수목드라마 ‘인사이더’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법당에서 도박판을 벌이는 장면을 노출, 대한불교조계종에서 반발했다. 드라마 제작진은 정식으로 사과했지만, 신성시되는 종교적 장소를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한 사실마저 지워버릴 순 없었다. 또 지나치게 자세하게 묘사되는 도박판 장면은 모방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양호석. 사진=IHQ 제공

양호석. 사진=IHQ 제공

IHQ의 새 예능 ‘에덴’도 고수위 마케팅에 한창이다. ‘에덴’은 청춘 남녀들이 6일 동안 ‘에덴’이라 상정된 공간에서 사랑을 찾는 과정을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다. ‘테라스 하우스’나 ‘투핫’, ‘솔로지옥’, ‘러브 아일랜드’ 등 앞서 공개됐던 연애 버라이어티들과 진행 방식은 유사하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에덴’은 15세이상 시청가이면서 18세(영화·비디오물용 등급)인 ‘투핫’이나 ‘러브 아일랜드’에 견줄 만큼 수위가 높은 장면들을 연출하고 있다는 점.
 
‘에덴’ 역시 출연자 이슈로 첫 방송 전부터 논란이 됐다. 머슬마니아 출신 보디빌더이자 피트니스 모델 양호석이 앞서 2019년 4월 전 피겨스케이팅선수 차오름을 폭행한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양호석은 이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사회봉사 처분을 받았다. 또 지난 2020년에도 서울 청담동의 한 클럽에서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자 폭행을 행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실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폭행 전과가 있는 범죄자가 어떻게 모든 대중이 볼 수 있는 TV에 버젓이 나올 수 있냐는 것. 하지만 양호석은 당당했다. 그는 18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3년 동안의 자숙 기간 동안 많이 반성했다. 지난 과거 비난해도 달게 받겠다”고 해명했다.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시청자들의 정당한 ‘비판’을 ‘비난’으로 깎아내리면서도 자신이 저지른 범죄는 그저 ‘지난 과거’로 간단하게 포장하고 넘어간 것이다.
 
프로그램 내에서의 양호석의 행실 역시 부적절했다는 반응이다. 자신을 소개하면서 “힘은 내가 제일 센 것 같다. 난 단 한 번도 누구한테 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무력 행사로 물의를 빚은 사람으로서의 부끄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사진=IHQ 제공

사진=IHQ 제공

여기에 수영복을 입고 짝 피구를 진행하던 와중 자신과 팀을 이룬 여성 출연자의 엉덩이에 손을 가져다 대는 민망한 장면으로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고스란히 안방극장에 내보냈다.
 
‘에덴’ 제작진은 출연자 이슈나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드는 출연자들의 행동에 거리낌이 없는 눈치다. 카메라는 수영복을 입은 참가자들을 위아래로 훑고, 참가자들이 수영복 위에 걸쳤던 커버업을 벗을 때 슬로우를 거는 연출로 자극성을 높였다. 양호석이 여성 출연자와 게임을 하다 엉덩이를 터치하는 장면은 여러 차례 반복됐는데, 그럴 때마다 카메라는 그 부분을 익숙하게 클로즈업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MC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이홍기는 “손이 나쁘다”며 양호석의 손 모양을 흉내냈고, 윤보미는 “저게 저렇게 방송에 나가느냐”며 크게 웃었다. 그만큼 ‘에덴’이 타고 있는 줄이 아슬아슬하다는 의미다.
 
출연자들이 혼숙을 해야 한다는 설정이나 ‘살살. 너무 세’, ‘느낌 좋아?’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자막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고수위 연애 버라이어티 쇼를 표방할 것이었다면 관람 등급이라도 19세 등급으로 높였어야 한다는 게 많은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자극적인 콘셉트와 연출이 단기간 화제성을 높이는 데는 유효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프로그램과 채널 전체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TV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시청자들에게 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배려와 노력이 요구되는 때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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