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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IS 수원 스타]'타격 7부문 선두' 로하스 "유연성이 생긴 덕분이다"

타격 7개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KT 외인 멜 로하스 주니어(30)가 연패에 빠진 팀을 구했다. 그야말로 미친 타격이었다. 로하스는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5타수 4안타(2홈런)·3타점·2득점을 기록하며 KT의 10-9 승리를 이끌었다. 단연 MVP(최우수선수)다. KT가 0-4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추격하는 1점, 7-8로 추격한 7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동점 솔로포를 쳤다.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9회말 2사 뒤 김용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9-9 동점이 된 상황에서 나선 9회말 타석에서는 상대 투수 여건욱으로부터 우월 끝내기 솔로포를 때려냈다. 홈런 2개를 추가한 로하스는 시즌 24호포를 기록하며 2위와의 격차를 6개로 벌렸다. 타율은 0.395. 4할에 육박했다. 타점(63점), 득점(59점), 출루율(0.446), 장타율(0.755), 최다 안타(103개)까지 7개 부문 선두를 굳게 지켰다. 경기 뒤 로하스는 "오늘 경기에서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지 않았지만, 끝내기 홈런을 친 공은 공략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빗맞아서 담장을 넘길 줄 몰랐다. 맞바람이 불기도 했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8회 동점 홈런에 대해서는 "초구는 장타를 노렸지만, 이후에는 출루에 집중한 타격을 했다"고 설명했다. 로하스는 시즌 내내 페이스가 좋다. 슬로우스타터 기질까지 사라졌다. 이전에는 "날씨가 춥지 않은 시점에 개막을 한 덕분이다"고 했다. 현재 그는 리그 최고 타자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에는 벌크업에 매진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체중 감량을 조금 했고, 유연성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강철 감독님과도 교감한 부분이다. 유연성이 생기면서 더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21 22:51
축구

액셀마저 잃어버린 슬로우스타터 인천, 생존왕 전설은 계속될 수 있을까

제대로 가속 한 번 해보기 전에 가속장치마저 잃어버렸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안 그래도 험난한 이번 시즌을 초반부터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 인천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6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K리그1 3연패의 주인공, 그리고 이름값에 걸맞게 올 시즌도 1위(4승1패)를 질주 중인 전북을 상대로 원정길에 올라야 하는 마음이 가뜩이나 무거운데 악재가 겹쳤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봤지만, 역시나 케힌데(26)의 복귀가 물 건너 갔기 때문이다. 케힌데는 올 시즌 인천이 무고사(28)와 함께 팀의 공격을 쌍끌이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선수다. 지난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천 유니폼을 입은 뒤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시즌 막판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케힌데를 비롯해 무고사, 마하지(28) 부노자(32) 등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잔류했기 때문에 사령탑이 바뀐 상황 속에서도 조직력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무고사-케힌데 투톱이 위력을 발휘하고, 임완섭(49) 감독 아래서 단단해진 수비가 받쳐준다면 슬로우스타터에서 벗어나 초반부터 안정권에 들어설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부노자부터 시작해 마하지, 케힌데로 이어진 연이은 부상이 발생하며 계획이 망가졌다. 특히 케힌데의 부상은 치명적이다. 지난 3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케힌데는 두 차례에 걸친 정밀진단 결과 십자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케힌데 카드를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슬롯 하나가 비어버린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케힌데의 자리를 어떻게 메꾸느냐다. 무고사의 침묵 속에서 김호남(31)이 고군분투 끝에 만들어낸 5경기 2골이 올 시즌 인천 득점의 전부다. 리그 최하위 득점을 기록 중인 인천의 빈공을 생각하면 대체 자원 영입은 필수적이다. 시즌이 늦게 시작한 탓에 추가 등록 기간(25일~다음달 22일)이 가까운 건 다행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선수를 찾아서 데려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령 즉시전력감으로 활약해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찾아 데려온다 해도 그전에 케힌데와 계약부터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이 걸린다. 인천과 케힌데의 계약 기간은 올 시즌 말까지다. 이러기도 저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일정마저 험난하다. 최하위 인천이 숨 돌릴 만한 팀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리그 최강 전북을 만나는 건 아무래도 껄끄럽다. 그것도 원정이다. 무관중 경기라곤 해도 5경기 무승(2무3패)에 케힌데 시즌 아웃 소식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치르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전북전 이후 일정도 마찬가지다. 17일 주중 7라운드, 21일 주말 8라운드에선 연달아 승격팀 광주 FC와 부산 아이파크를 만난다. 나란히 하위권에 맴돌고 있는 팀들을 연달아 만나는 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게다가 다음 주말 열리는 9라운드에선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경인더비' 상대인 FC 서울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인천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슬로우스타터'다운 폭발력을 앞세워 매 시즌 막판 반전 드라마를 쓰곤 했다. 승강제가 실시된 이후 단 한 번도 K리그2(2부리그)로 내려가지 않고 버텨내 '생존왕', '잔류왕'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수가 줄어들고, 초반부터 악재가 연거푸 덮쳐오는 상황에서 올 시즌도 인천이 '생존왕 전설'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6.12 06:01
야구

'장수 외인' 로하스, 한 가지씩 지워가는 편견

성적도 좋고, 태도도 좋다. 로하스 멜 주니어(30·KT)가 모범 외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로하스는 2020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417(103타수 43안타)·26타점·8홈런·OPS 1.198을 기록했다. 전 부분 상위권이다. 지난달 23일 LG전에서는 좌우 타석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역대 세 번째 진기록. 자세가 무너진 채로 잠실구장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보여줬다. 3일 열린 두산전에서는 커브를 밀어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두산 외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타격 부문 1위, LG 새 외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홈런 1위다. 두 선수는 KBO 리그 입성이 1~2년에 불과하다. 로하스는 2017시즌부터 네 시즌 째 뛰고 있는 장수 용병. 상대 팀이 수집하고 분석한 누적 데이터가 훨씬 많다. 이 점을 감안해서 현재 기록에 가치를 매겨야 한다. 2일 맞대결에서 로하스에게 홈런을 맞은 두산 투수 유희관은 "내 공을 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로하스가 KBO 리그에서 몇 시즌 째 뛰면서 잘 적응했고, 타격도 더 정교해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로하스도 "상대 분석이 강화된 만큼 나도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어느새 통산 100홈런까지 한 자릿수만 남겨둔 외인. 적응과 노력의 결과다. 회의적인 시선도 지웠다. 현재 로하스는 근육 부상으로 이탈했던 유한준의 타순에 대신 나서고 있다. 4번 타자다. 그동안은 4번보다 3번이나 5번을 선호했다. 성적이 나쁘진 않다.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302·24홈런을 기록했다. 거부감은 아니다. 부담감 수준이다. 벤치가 배려해줬다. 그러나 유한준과 강백호가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4번을 맡을 선수는 로하스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5월 이후 오랜만에 타선 중심에 섰다. 우려도 있었지만 부침 없이 적응했다. 홈런은 5번으로 나설 때보다 더 많이 쳤다. 타점 생산도 좋다. 변수가 많은 시즌이다. 선수 출전, 타순 변경 모두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로하스가 이강철 감독의 선택 폭을 넓혀줬다. 이 감독도 수차례 외인 선수를 향해 고맙다는 표현을 했다. 슬로우스타터 이미지도 지운 모양새다. 개막 25경기 기준으로 2018, 2019시즌보다 성적이 훨씬 좋다. 코로나19 여파 탓에 귀국 뒤 자가격리(2주) 기간도 가졌지만, 컨디션을 잘 관리했다. 선수는 "예년에는 날씨가 추워서 배트 그립감이 좋지 않았고, 초반 경기력이 안 좋았다. 올 시즌은 따뜻한 날씨에 개막한 덕분에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 부분은 리그 다른 타자들도 같은 조건. 의외로 타고투저 현상이 나온 이유로 볼 수 있다. 현재 로하스는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남보다 더 준비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타격 코치와 몸쪽 공 대처와 스윙 궤도에 대해 상의한 게 도움이 됐다"고도 전했다.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 집중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태도도 나아졌다. 로하스는 KT와 재계약을 하며 야수로서 수비 능력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19시즌에는 벌크업 탓에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 선상 타구의 결과를 확인한다고 베이스로 늦게 뛰며 기본을 망각한 플레이도 보였다. 올 시즌은 주로 우익수로 나선다. 집중력도 파이팅도 좋은 편이다. 때로는 팀을 위해 지명타자 대신 포지션 플레이어 출전을 자처하기도 한다. KT를 넘어 역대급 외인으로 향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04 13:22
야구

[IS 잠실 브리핑]오재일, 하루 더 지켜본다...박세혁은 선발 출전

두산 주전 1루수 오재일(34)이 하루 더 휴식을 취할 전망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SK전을 앞두고 현재 옆구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포함된 내야수 오재일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많이 좋아졌지만, 내일 한 번 더 보고 등록을 결정할 생각이다"고 했다. 오재일은 5월 20일까지 나선 13경기에서 타율 0.385·3홈런을 기록하며 슬로우스타터 면모를 지웠다. 그러나 20일 NC전에서 경기를 하던 중에 옆구리에 통증이 생겼다. 이후 NC전 3차전과 주말 삼성전에 모두 결장했다. 현재 타격 훈련을 소화하고 있지만, 두산 벤치는 선수가 완벽한 몸 상태를 갖출 때까지 조바심을 내지 않으려고 한다. 한편 두산은 SK전 2차전에서 주전 포수 박세혁을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주 여섯 경기를 포함해 최근 일곱 경기에서 네 차례 벤치에서 대기했다. 베테랑 백업 포수 정상호의 선발 출전 빈도가 더 높다. 김태형 감독은 외인 크리스 플렉센의 전담 포수로 정상호를 내세울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고 했다. 이 경기 선발 포수도 박세혁으로 정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27 16:34
야구

우산 효과와 시너지, 두산 중심 타선이 뜨거운 이유

현재 두산 타선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타자는 오재일(34)이다. 지난주에 타선 여섯 경기에서 타율 0.462(26타수 12안타)·10타점·OPS(출루율+장타율) 1.346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타점 1위, 최다 안타2위, OPS 3위에 올랐다. 13일 사직 롯데전 9회초에는 9-9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쳤다. 위닝시리즈가 갈리는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연속 결승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14일 롯데전에서는 5회초 2사 2루에서 박세웅을 상대로 적시타를 쳤다. 17일 KIA전에서도 선취점을 내는 타점을 올렸다. 오재일은 슬로우스타터다. 2017시즌부터 개막 5~6주까지는 항상 부진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오명을 떨치고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행운을 잡았다. 그는 "롯데와의 3연전 2차전까지는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연결되면서 심적 부담을 덜었고 점차 타격 밸런스도 나아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부진했던 초반 성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준수한 숫자(타율)가 나오다 보니 이내 제 페이스를 찾은 것. 두 번째 이유는 자극 효과다. 현재 두산 타선의 타격감이 매우 좋다. 특히 3번 타자로 나서는 그의 앞 타순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와 뒷 타순인 타자 김재환(32)이 뜨겁다. 페르난데스는 지난주까지 타율 0.479를 기록했다. 리그 1위다. 11경기 가운데 8번이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재환은 개막 첫 여덟 경기에서 14타점을 기록했다. 10일 잠실 KT전부터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는 주춤했지만, 위압감은 여전했다. 오재일은 "김재환이 뒤에서 너무 잘 치다 보니까 상대 투수들이 나와 정면 승부를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앞에 나서는 호세도 너무 잘 친다. 자극도 되고 '같이 잘 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타석마다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재감이 큰 타자는 자신의 앞, 뒤 타자의 승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른바 우산 효과다. 2번 타자인 페르난데스도 그 덕을 보고 있다. 오재일은 지난주에는 김재환보다 더 뜨거운 타자였다.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장타력이 있고 타격감까지 좋은 오재일 앞에 주자를 두지 않고 싶다. 피해 가는 투구를 하기 어렵다. 페르난데스가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 세 타자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팀 승리를 이끌고 있다. 한 선수는 맹타를 친다. 동반 부진한 경기가 드물다. 잘 치는 동료 사이에 낀 오재일이 '나만 못 칠 수는 없다'는 각오를 가질만하다. 4번 타자 김재환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번 타자로 나서는 최주환도 지난주에 다섯 경기 연속 장타를 때려내며 좋은 감각을 보이고 있다. 중심 타선이 무게감을 유지하고 있는 두산은 개막 11경기에서 팀 타율 0.337를 기록했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6.24)은 최하위. 화력으로 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19 12:41
야구

2017시즌 성공으로 돌아본 롯데의 재도약 조건

'사직 노래방' 재개장이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최고조에 올랐다. 성공과 실패를 자양분으로 삼아야 진짜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 롯데는 2020 스토브리그에서는 가장 큰 성과를 남긴 구단이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우(34)를 잡았고, 리그 정상급 외부 FA 내야수 안치홍(30)까지 영입했다. 당장 차기 시즌 성적 향상만 쫓은 행보도 아니다. 냉철한 잣대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 선수가 많다. 체질 개선과 시스템 안착을 노리며 내실 있는 개혁을 좇고 있다. 세팅은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변수가 없는 야구에서 기대받던 요인은 약점이 되기도 한다. 롯데의 전력은 매년 중위권 이상으로 평가됐다. 꾸준히 내, 외부 FA와 계약했다. 국가대표급 기량을 갖춘 전국구 스타를 다수 보유했다. 성적은 뒷받침되지 않았다. 차기 시즌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장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2017시즌 강점을 되짚고, 비슷한 전력으로도 7위에 그친 2018시즌을 돌아봐야 한다. 한껏 고조된 기대감에 부응하는 길이다. 일단 선수단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2017시즌은 이대호(38)가 해외 무대 도전을 마치고 돌아와 합류한 첫 시즌이다. 전준우, 강민호(35·삼성) 등 이전에 팀을 이끌던 주축 선수들도 더그아웃과 그라운드에서 구심점이 되는 선배의 존재를 반겼다. 후반기에는 이대호가 남긴 "오늘만 이기자"는 말이 선수단 전체에 모토가 되기도 했다. 이대호는 2018시즌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반납한 상황. 이어받은 손아섭(32)은 성적 부담감이 컸다. 그래서 허문회 신임 감독은 지난해 후반기에 임시 주장을 맡은 민병헌(33)을 2020시즌 주장으로 낙점했다. 스타 플레이어가 많은 만큼 개성도 제각각이다. 진짜 단합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조력자도 필요하다. 2017시즌에는 손승락(38)이 투수조 리더로 나서 이대호의 짐을 덜었다. KT 주장 유한준(39)과 부주장 박경수(36)처럼 성향이 전혀 다른 두 선수가 끌고 미는 역할로 시너지를 내는 것도 본받을만하다. 재도약을 위한 두 번째 조건은 불펜 안정이다. 2017시즌 후반기도 보직 부여와 분업이 제대로 이뤄졌기 때문에 승률 0.684(39승 18패)를 기록할 수 있었다. 외부 FA 윤길현을 필승조에서 제외하는 선택을 거친 뒤 박진형과 조정훈을 셋업맨으로 만들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2018시즌도 후반기에서야 필승조 2명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췄다. 2019시즌은 클로저마저 교체되며 혼란이 이어졌다. 대행 체제에서 명확한 노선을 가기 힘든 이유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기량이 따라주지 못하기도 했다. 차기 시즌도 롯데는 타선보다 마운드 전력이 관건이다. 이 지점은 새 코칭 스태프의 몫이다. 2015, 2019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 확보에 집중하다가 혼선이 컸다. 일단 보직부터 명확하게 부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반기 승률을 높여야 한다. 롯데는 특정 팀이나 요일에 약세를 보이는 등 좋지 않은 징크스가 많았다. 전반기 약세는 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이어졌다. 양상문 전 감독이 2018년 10월에 부임하며 이 점을 강조했고, 정신 무장을 요구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전반기 승률 향상이라는 목표 설정은 막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이전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필요는 있다. 유독 개막 초반부터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 선수가 많았고, 검증된 몇몇 선수는 슬로우스타터라며 감각 회복이 더뎠다. 집중력 탓에 잃은 1승이 시즌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2018시즌은 승률 7리 차로 5강에 탈락했다. 안희수 기자 2020.01.15 06:00
야구

박병호와 박경수, 고집과 타협 사이

선발 라인업 구성은 코칭스태프의 역량과 고민이 묻어나는 선택이다. 야구는 장타자가 많다고 다득점을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기동력이 필요하고, 각 타순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성향도 반영돼야 한다. 유의미한 데이터 확보가 수월한 시대다. 그러나 지도자의 직관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을 찾는다. 키움은 타선 대들보 박병호(33)의 고정 4번 타자 복귀를 4월 마지막 주에서야 결정했다. 빅리그에서도 추세로 자리 잡은 '강한 2번' 타자를 내세우려 했고, 순차적 변화를 위해 3번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 타순에서 타율 0.288·2홈런에 그쳤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결국 오판을 인정했다. 4번으로 돌아온 박병호는 이후 제 페이스를 찾았다. 16경기에서 홈런 8개를 몰아쳤다. 장 감독은 "박병호가 마치 '나는 4번 타자다'라고 무언의 답변을 하는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공격력 증대를 위한 시도였지만 그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바로 변화를 줬다. 선수의 타격감이 올라올 시점이었다. 그러나 감독은 4번 복귀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 상징적인 자리에 적합한 선수가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달은 모습이다. 다수 선수가 "타순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한다. 올 시즌, 1번에서 3번으로 나서는 kt 주축 강백호(20), 부상 전 강한 2번 실현의 중심이던 NC 나성범(30)도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임무가 있다.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식할 요인도 늘어난다. 득점 기회를 여는 것과 해결하는 것은 자세부터 다르다. 경험·기량이 검증된 선수도 마찬가지다. 개인 성향도 반영돼야 한다. kt 박경수(35)는 하위 타순을 선호한다. 그는 "집중력 유지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공격형 테이블 세터 구성을 원했던 이강철 kt 감독은 시즌 초반 그를 1·2번에 배치했다. 그러나 선수의 의사를 고려해 6번으로 돌렸다. 최근에는 주로 5번으로 나선다. 장타력이 있는 타자기 때문이다. 전력과 개인 성향을 두루 고려했다. 일종의 타협이다. 어떤 타순에 나서도 제 몫을 해내는 선수도 있다. 롯데 손아섭과 전준우는 시즌 단위로 번갈아 리드오프와 3번을 맡았고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을 남겼다. 이런 선수의 타순 변화는 대체로 컨디션 관리 차원이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한 차례씩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가장 익숙한 자리,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자리에 두루 포진시키며 반등을 유도했다. 이 상황에서는 변화를 맞이한 선수의 심리 관리가 필요하다. 자존심을 지켜 주는 선에서 타순을 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동료의 지원도 필요하다. 제 자리를 내준 선수가 부담을 털고 타격감 회복에 나서기 위해서는 난 자리가 두드러지지 않아야 한다. 손아섭과 전준우는 현재 회복세다. 때로는 변화를 주지 않는 게 통한다. kt 멜 로하스 주니어는 타격, 해결사 능력 모두 떨어졌다. 슬로우스타터로 알려졌지만 우려가 컸다. 팀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이강철 감독은 타순 변화를 주지 않았다. 수비 집중력을 다그쳤을 뿐이다. "팀에 미안했다"던 로하스는 5월 출전한 11경기에서 타율 0.390를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5.15 06:00
야구

'연패' KT, 유일한 위안은 로하스 반등

KT는 지난 주말 위닝시리즈를 하며 얻은 기운을 이어가지 못했다. 주중 3연전 1·2차전에서 키움에 연패를 당했다. 위안이 있긴 했다. 외인 타자의 반등이다. KT는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동안 4점을 내줬다. 야수진의 아쉬운 수비를 감안하면 선전했다. 그러나 타선은 키움 선발 안우진에 침묵했다. 연패를 당했다. 1차전에서는 투수진이 볼넷 12개를 내줬다. 2차전은 7회까지 득점이 없었다. 패전이 당연했다. 딱 한 가지, 위안이 있다. 4번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타격감을 잡기 시작했다. 그는 9일 1차전에서 상대 선발 이승호를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때려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날카로운 타구를 좌중간에 보내며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2차전은 3안타를 쳤다. 2회, 첫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우전 안타,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우중간 안타를 쳤다. 팀의 첫 득점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7회 2사 1·2루에서 상대 셋업맨 김상수로부터 좌중간 안타를 때려내며 타점을 올렸다. 로하스는 지난주까지 출전한 14경기에서 타율 0.212, 0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3홈런을 치며 이 부문 2위에 오른 '괴력'은 사라졌다. KBO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선수다. 원래 슬로우스타터이기도 하다. 그러나 KT가 최하위에 머물면서 우려도 컸다. 키움전 두 경기에서 보여준 스윙은 결과보다 타이밍이 맞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단어 그대로 위안일 뿐이다. 다른 타자들이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이제 KT 타선의 과제는 엇박자 감소가 될 전망이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4.10 21:30
야구

BAL 마차도, 5G·6할 타율·2홈런...체질 개선?

볼티모어 간판 타자 매니 마차도(26)의 시범경기 초반 페이스가 뜨겁다. 마차도는 3일(한국시간) 미국 사라소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시범경기에서 3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0-8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1사 1루에서 좌전 2루타를 치며 첫 타점을 올렸고, 5-6로 뒤진 4회엔 1사 1·2루에서 역전 좌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바깥쪽 높은 코스 공을 잡아 당겼다. 시범경기에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0.615(13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그의 성향을 감안하면 주목할만한 기록이다. 슬로우스타터다. 지난해도 6월까지는 타율 0.216에 그쳤다. 시범경기에서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 전까지 치른 경기에서 0.154에 그쳤다. 선수도 시즌 초반에는 약한 모습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최근 페이스에 대해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운이 좋은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3루수에서 유격수로 전향했다. 자신이 원한 것이다.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도 "스윙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근 3년 연속 30홈런을 넘겼다. 하지만 마이크 트라웃, 조쉬 도날드슨, 호세 알투베처럼 '최고의 시즌'은 만들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도 얻는다. 마차도가 시즌 초반부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며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만들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8.03.03 12:41
축구

제주UTD 전남 꺾고 K리그 3연승 '단독 선두 우뚝'

제주 유나이티드의 2017시즌이 심상치 않다. 어느덧 3연승을 달리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맨 위에 이름을 올려놨다.제주는 1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전반 37분 이찬동의 선제골과 후반 40분 황일수의 추가골이 승리의 중심에 있었다. 3연승을 질주한 제주와 달리 전남은 개막 뒤 3연패에 빠지며 '슬로우스타터' 스타일을 올 시즌에도 이어가는 분위기다.만만하지 않은 일정을 뚫고 승전보를 울렸다. 제주는 15일 호주에서 애들레이드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3차전을 치르고 귀국했다. 시차적응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K리그를 치렀지만 문제될 건 없었다. 제주는 지난해까지 광주에서 뛴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 이찬동, 지난해 전역한 황일수의 힘으로 당당하게 승점 9점째를 획득했다. 전반과 후반 멤버를 교체하며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 쓴 조성환 제주 감독의 배려도 눈에 들어왔다.조성환 감독은 경기 뒤 "선수들이 몸을 던져 수비를 했다. 최고의 승리였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서지영 기자 2017.03.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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