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게 캠페인⑫] 이름처럼 나눔 넘치는 순대국밥집 부부의 기부 이야기



순대국밥으로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전북 전주시 남주시장. 여기 한 켠에 28년째 순대국밥을 팔고 있는 가게 '옛날피순대'가 있다. 권기부(56)·김순자(58) 부부가 손대골목이 들어선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은 깊은 맛으로 손님을 맞고 있어 전주시에서는 꽤 알려진 순대국밥집이다.

이 가게는 맛집이라는 것 말고도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권씨 부부의 이웃사랑이 28년 맛의 깊이 만큼이나 깊다는 것이다. 특히 이름이 기부인 권씨는 누가 어렵다고 하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단다.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면 꼭 가서 도와줘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봉사 클럽인 로타리클럽에서 활동하는 권씨는 바쁜 가게 일에도 불구하고 고아원이나 노인복지센터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기부와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아내 김순자씨는 "역시 사람은 이름 따라가는 모양이에요. 우리도 그렇게 넉넉하지 못한데도 남편은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질 못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런 남편이 미울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는 "남들 도와주며 사는 것이 나쁜 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더구나 우리가 도와준 사람만 잘 되는 게 아니라 나도 잘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동안 그렇게 베풀며 살아왔으니 지금 장사라도 하고 우리가 이 정도 사는 것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권씨 부부가 이웃돕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자녀들 때문이라고 한다. 육가공 사업을 하던 권씨가 일을 접으면서 부부는 24시간 순대국밥집을 하기 시작했다. 밤잠을 미루며 일해야 했던 부부는 자녀들(1남 1녀)에게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주지 못했다. 자녀들에게 늘 미안하고 안쓰러웠던 부부는 가정형편이나 가족해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김씨는 "가게 주변 지역에도 어려운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마음 같아서는 아이들을 내가 데려다 키우면서 도움을 주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기부를 시작했어요. 아이들이 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말이죠"라고 말했다.



권씨 부부는 2년 전부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가 운영하는 착한가게에도 참가하고 있다. 기부를 늘리고 싶어 직접 여러 기부 단체를 알아보다가 매월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하게 됐다.

이들은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고 싶었던 것은 더 어려운 아이들 지원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저희가 물어 물어 아이를 돕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잖아요. 사랑의 열매에 기부를 하면 정말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권씨 부부는 자영업을 하는 입장에서 매월 수익의 일부를 꼬박꼬박 기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작은 실천으로 많은 이들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부라며 장사를 하는 동안은 기부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착한가게 전도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가게에 붙어있는 착한가게 현판을 보고 물어보는 손님들에게 “손님도 한 번 시작해 보세요”라고 권한다. 권씨 부부는 "좋은 곳에 제대로 쓰이기만 한다면 100원을 벌어 90원을 나눠도 행복해요. 이 행복을 다른 사람도 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도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북지회 bandy@joongang.co.kr


◇ 착한가게란?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며 매출의 일정 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모든 가게를 뜻합니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매달 꾸준히 나누어 주시면 됩니다.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 7월말 기준으로 7378개의 가게가 참여했습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실어드립니다. 가입 문의 전화 080-890-1212, 홈페이지 http://store.chest.or.kr


◇ <착한가게 캠페인> 관련기사 바로가기



[착한가게 캠페인⑨] 부산 1호 착한거리 만드는 부산자갈밭상인회



[착한가게 캠페인⑩] 울산 태화강 방문자센터 ‘여울’



[착한가게 캠페인⑪] '미소야' 충남 보령점, 설거지 하는 이정규 대표


당신이 좋아할 만한정보
AD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지금 뜨고 있는뉴스
오피니언
행사&비즈니스
HotPho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