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가 22일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과 정규 리그 우승팀 전주 KCC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전력 평준화로 유례없는 혼전이 예고된 만큼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첫판'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 춘추전국시대 예고한 전력 평준화
'전력 평준화'는 올 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10개 구단은 '빅3' 이종현(22·모비스), 최준용(22·SK), 강상재(22·전자랜드)를 비롯해 '황금세대'로 불리는 신인들의 등장과 즉시 전력감의 이동, 새 외국인 선수라는 변수로 판도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각 구단 사령탑은 물론이고 선수들조차 "이번 시즌은 정말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을 정도다. 오죽하면 19일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10개 구단 감독들은 "챔피언결정전에 어느 팀이 올라갈지 꼽는 것보다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할 팀이 어디인지 더 궁금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각 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독보적으로 치고 나갈 강팀을 꼽기가 쉽지 않다.
오리온과 KCC는 지난 시즌 우승 주역을 모두 잡아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애런 헤인즈(35·오리온)와 안드레 에밋(34·KCC)으로 대표되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이 있고 팀을 이끌어 갈 주축 선수들도 그대로다.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우승 후보 두 팀을 꼽아 달란 질문에 오리온과 KCC를 지목한 감독들이 많았던 이유다.
하지만 다른 팀들도 결코 만만치 않다.
'빅3'를 품은 울산 모비스와 서울 SK, 인천 전자랜드는 국가대표급 신인 선수들을 품에 안으면서 상승세 국면을 맞았다. 특히 전체 1순위로 이종현을 지명한 모비스는 잠시 멀어졌던 왕좌에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만수' 유재학(53) 감독의 리더십과 양동근(35), 함지훈(32) 등 검증된 국내파 선수들, 네이트 밀러(29), 찰스 로드(31)라는 실력 있는 외국인 선수들까지 전력 면에서 허점이 없다는 평가다. SK도 김선형(28)과 최준용의 조합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변화가 가장 큰 팀은 전자랜드다. 그동안 약체로 분류된 전자랜드는 3순위 지명권을 가져옴과 동시에 한희원(23)을 KGC에 내주고 박찬희(29)를 데려왔다. 또한 주태수(34)를 KCC로 보내고 가드 한성원(24)을 영입하며 강상재가 뛸 자리를 만들었다. 고민거리였던 빅맨 갈증을 해소한 전자랜드는 올 시즌 기세가 예상보다 무서울 전망이다.
김태술(32)을 데려온 서울 삼성이나 전지훈련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23)가 있는 안양 KGC 인삼공사 등 나머지 팀들도 각자 회심의 카드를 품고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 뚜껑 열어 보면… 누가 더 무섭나
치열한 시즌을 예고하듯 '맛보기'가 될 개막전부터 빅매치다. 오리온과 KCC가 치르는 공식 개막전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의 '리턴매치'로 성사됐다.
우승 후보로 지목된 만큼 두 팀의 개막전 결과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여러 가지 일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리온은 오리온이다. 이번 시즌에는 정규 리그와 챔피언결정전 모두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겠다"며 통합 우승을 향한 의욕을 보였다.
감독 부임 첫해 정규 리그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은 추승균(42) KCC 감독도 양보할 생각은 없다. "개막을 앞두고 부담이 크지만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고 지난 시즌 활약이 적은 선수도 합류했다. 이 선수들이 얼마나 잘해 주느냐에 따라 즐거운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드래프트에서 '대박'을 친 모비스와 전자랜드도 개막 첫날 맞대결을 치른다.
아쉽게도 이날 경기서 이종현과 강상재의 대결을 보기는 어렵지만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영입을 통해 두 팀이 얼마나 전력을 보강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승 후보에서 밀려나 자존심이 상한 KGC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을 9위로 마감한 SK와 첫 대결을 벌인다.
김승기(44) KGC 인삼공사 감독은 "올해는 꼭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갈 것"이라며 와신상담했고, 문경은(45) SK 감독도 "6강 플레이오프에 가기 위해 4팀을 끌어내리겠다"며 시즌에 돌입하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