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임당'으로 시작해 OCN '듀얼'부터 주인공 자리를 꿰차더니 지난해 SBS 연기대상과 백상예술대상 등 신인상 트로피만 3개를 가져갔다. 드라마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임에 틀림없다.
불안하다. 상을 받고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소감도 제대로 말하지 못 했고 평소에도 카메라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 한다. 오히려 연기할 때 카메라를 보지 않아도 되니 어찌보면 다행이다. 지금도 플래시가 터지면 고개를 땅으로 떨군다. "플래시가 터지면 아직도 정신 못 차리죠. 쉽지 않은데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엉뚱하다. 처음보는 사람들은 엉뚱하다고 느낄 수 있다. 작품을 앞두고 캐릭터 연구를 위해 골방에 들어가는걸 누가 상상이나할까. 자신만의 방식이지만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여전하다. 휴대폰과 친하지도 않다. 손에서 떼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반면 오히려 연락 닿기가 힘들 정도다.
진지하다. 질문 하나를 물어봐도 순간순간 대답이 튀어나오기보단 두세번 곱씹어 생각한다. "요즘엔 사람들과 관계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주변에서는 더 나빠져야한다고 하는데 그게 맞는 말인가 싶기도 하고요. 인간관계에 정답은 없잖아요."
이날 술자리는 두 번으로 나뉘었다. 인터뷰용과 오프더레코드로. 주량 이상의 술을 마시고서야 자리가 끝났다.
>>1편에 이어
-'리얼'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요. "편안한 연기로 보여지잖아요. 그런데 너무 리얼함을 따져도 안 된다고 느낀게 한 번은 어떤 스태프가 '너무 리얼 따지지마. 너 하나 때문에 다 힘들어'라는 말을 했어요. 그때 '아… 나만 잘 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구'하고 생각했죠. 그 얘길듣고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괴물 신인'이라는 평가는 어떤지. "싫어요. 전혀 아니니깐요. 그런 수식어 너무 부담스러워요. 누가 처음에 그 말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니라고 손사래치고 다녀요. 저 정말 괴물 아니에요.(웃음)"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한 골방은 여전한가요. "그럼요. 작품을 시작하면 준비할 때부터 저만의 골방을 구해요. 원룸 같은 곳에 전신 거울 등 최소한의 도구만 두고 캐릭터에 집중하는 거에요. 그때부터는 인간 양세종은 사라지고 캐릭터만 남기려고 최대한 집중하고 노력해요. 휴대폰은 알람 기능만 하고 최소한의 연락만 주고받아요. 아니 사실 거의 안 해요."
-신혜선 씨와 호흡은 어땠나요. "누나와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쉬는 시간에도 계속 어떻게 촬영할지 대화를 많이 했죠. 수월하게 촬영하고 잘 끝났어요."
-백상예술대상서 일부러 둘이 앉혔는데 알았나요. "그때 서로 파트너가 될 거란걸 알았는데 대화를 나누진 못 했어요. 뭔가 서로 어색한 상황이랄까. 그냥 제가 상 받고 내려왔을때 '축하해요' 정도 얘기만 했어요."
-차기작도 정해졌나요. "지금 얘기 나누고 있는 작품이 있어요.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거 같아요."
-서현진·신혜선 등 연상녀들과 케미스트리가 좋은데. "다 누나들 덕분이죠.(웃음) 대본에 집중했을 뿐이고 나머진 다 누나들이 해주는 걸 따라했을 뿐이에요. 두 배우 모두 집중을 잘 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고 그런 무언가가 뿜어져 나와요. 외적으로 아름답고 내적으로도 너무 아름다운 사람들이에요. 가식이 아니라 정말이에요."
-드라마 말곤 관심 있는 분야는요. "영화도 너무 관심이 많죠. '사랑의 온도' 끝나고 감사하게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고 꼭 하고 싶은 작품도 있었어요. 그런데 드라마 끝나고 나니 어머니랑 있고 싶더라고요. 2년간 어머니를 뵌 날이 다 합쳐도 두 달이 안 됐거든요. 불효자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어머니만 보고 싶었어요. '사랑의 온도'때 대사 중에 '인생에는 우선 순위가 있어'라는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작품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어머니랑 있었던 선택이 옳았어요."
-그렇게 애틋해도 막상 계속 같이 있으면 안 그러잖아요. "아니에요. 지금도 항상 어머니가 보고싶고 애틋하고 늘 어리광 피우고 그래요. 외동이라 그런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더 남달라요."
-요즘 고민은 뭔가요. "런던을 갔는데 인종차별이 너무 심하더라고요. 거기서 느낀게 많아요. 사람 관계에 정답은 없지만 이제는 주변의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명확히 보여요. 저는 누군가 좋으면 실수를 하거나 나쁜 게 보여도 끝까지 믿는 스타일인데 이제는 그게 아니란 걸 깨닫고 있어요."
-1년 전에도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이라고 했어요. "맞아요. 늘 끊임없이 걱정하고 고민하는데 지금은 좀 깨닫는게 생겼다랄까.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요."
-예능에서도 보고 싶어요. "지금도 말 한 마디 하는데 이렇게 오래 생각하잖아요. 예능은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는데 질문 하나에 30번 생각하는 제가 하진 못 할 거 같아요."
-SNS를 안 해요.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넌 충동적이고 불안한 아이야'라는 말을 했어요. 새벽에 불안한 멘털에 어떤 글을 남길지 몰라 안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