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23·하나금융그룹)은 경기 내내 덤덤했다. 그러나 경기 뒤 어머니를 만나 끝내 눈물을 보였다. 올 시즌 LPGA투어에 데뷔한 뒤 13경기에서 톱5에 4차례나 들고도 우승하지 못했던 마음고생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긴장이 많이 될수록 평소에 했던 것들을 떠올렸다. 내 경기가 나조차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성현과의 일문일답.
-우승이 실감 나는가.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동안 LPGA투어를 치르면서 아쉬운 대회가 많았는데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 구름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다.”
-지난해 3위에 이어 올해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의 아쉬운 패배가 도움이 됐나.
“지난해에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조급해 졌다. 타수를 줄이려고 하다보니 실수가 나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기에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작년 경험이 우승을 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3, 4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5언더파를 쳤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샷감이 좋아서 이틀 정도는 몰아치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3, 4라운드에 나와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특히 18번홀 네 번째 어프로치 샷이 대단했다.
“지난해 대회 때 18번홀에서 공을 해저드에 빠뜨렸던 기억이 떠올라 순간 머리가 하얘졌었다. 그래서 그냥 '습관대로 하자'고 생각했고, 캐디의 조언도 타이밍이 좋다. 평소 연습을 많이 했던 게 좋은 샷으로 이어졌다.”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플레이할 때 항상 집중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춘다. 오늘 같은 경우는 캐디의 역할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마다 캐디가 좋은 말을 많이 해 줘서 도움이 됐다.”
-‘닥공’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다른 여자선수들에 비해 공격적인 편이다. 팬 분들께서 ‘닥치고 공격’하면 박성현 플레이가 나온다고 지어주신 좋은 별명이다.”
-우승 확정 뒤 어머니와 끌어안고 울었는데.
“원래 어머니가 우승할 때마다 앞에 나서는 분이 아니시다. 그런데 오늘은 오셔서 '성현아 잘했다'고 말해 주셨다. 그 순간 우승 실감이 났다. 엄마가 항상 나와 함께 다니면서 고생도 많이 했는데 그런 기억들이 떠올라 눈물이 쏟아졌던 것 같다.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팬들이 멀리까지 원정 응원을 와 줬는데 한 마디 한다면.
“이번에 우승 축하 플랜카드도 제작해 오셨는데 그 플랜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또 현지 교민들이 음식을 나눠 줬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